FA이진영 이상한 이적… KBO 규정 묶여 적은 연봉 받고 LG로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진영(28·사진)이 원 소속팀 SK가 제시했던 금액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기로 하고 LG로 이적했다.

LG는 20일 “이진영과 계약금 없이 올해 연봉에서 50% 인상된 3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SK는 우선협상 기간인 19일까지 이진영에게 4년간 총 35억 원을 제시한 상태였다.

이진영은 왜 적은 연봉에도 LG로 갔을까.

이는 FA가 팀을 옮기면 다년 계약이 안 되고 계약금도 줄 수 없다는 이상한 규정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대로 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타율 타점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는 이진영과 2010년부터 거액의 계약금과 연봉을 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 첫해는 1년 계약에 전년도 연봉의 50%만 올리고 이듬해부터 다년 계약을 맺는 변칙 계약을 하는 셈이다.

이에 앞서 삼성은 박진만과 1년간 총 12억 원에, 롯데는 손민한과 15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하지만 이는 발표용일 뿐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프로야구선수 연봉의 거품을 빼기 위해 다년 계약을 제한한 FA 제도가 오히려 밀실 거래를 낳는 등 변질되고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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