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좋다 아이가” 신바람 부산갈매기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8시 40분


‘최강롯데’ 신문지 꽃술 물결… 부산만의 축제

9일 사직구장은 전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이 원정 응원단을 철수하면서 응원전에 있어서는 완전히 롯데의 ‘안방 잔치’였다.

원래 롯데의 응원석 1루 스탠드는 물론이고 삼성 응원석 3루 스탠드까지 롯데 팬들이 포진했고, 소수의 삼성 팬들은 3루 스탠드 상단에 위치했다. 전날 술에 취한 몇몇 저질 롯데 팬의 추태로 인해 양 팀의 뜨거운 응원 전쟁은 이날 볼 수 없었다.

이는 매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1차전이 판매 3시간 35분 만에 매진된 데 반해 이 날은 2만7559명이 입장, 포스트시즌 6경기만에 매진에 실패했다. 매표소에서는 예매표를 환불하려는 팬들의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아쉬운 단상이다.

○롯데 응원전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에게 전날 대패는 큰 의미가 없는 듯 했다.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응원단상을 중심으로 자리를 채운 열혈 팬들은 북 장단에 맞춰 신문지 응원으로 경기 전 분위기를 고조했다.

1루 스탠드 중앙 상단에 위치한 대형 롯데 마스코트 인형과 하늘을 나는 것처럼 연출한 5마리의 갈매기 풍선을 배경으로 하나 된 팬들은 ‘롯데’를 연호했다. 정말 축제를 즐기는 느낌이었다.

1회 실점 위기를 벗어난 뒤 공수교대 시간, 팬들은 김주찬 이인구 조성환 이대호 가르시아 강민호 손광민 박종윤 박기혁 등 타선과 선발투수 손민환의 이름을 박자에 맞춰 연호하며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이어 체리필터의 ‘오리날다’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신바람을 냈고, 2사 1,2루 5번 타자 가르시아 타석 때는 도레미 음계 순으로 ‘가∼’를 외치며 긴장과 기대감을 동시에 고조했다. 가르시아가 투수 앞 땅볼로 공수교대 되자 응원단은 아쉬운 듯 잠시 숨을 멈추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치어리더가 응원단상에 오르고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롯데 팬 특유의 활력이 다시 샘솟았다. 3회 1사1,2루서 이대호가 우전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자 응원단의 신문지 꽃은 더욱 활짝 피어났다.

○삼성 응원전

오후 3시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팬들이 입장하기 전 동래경찰서 소속 의경 3개 중대가 3루 쪽 스탠드에 먼저 들어온 것이다. 삼성 팬이 아니라 의경이라니 무슨 일인가. 전날 술에 취한 몇몇 롯데 팬이 응원단상에 올라 부린 난동이 이유였다. 이어 크고 작은 8건의 싸움이 일어났고, 스탠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똑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했고, 의경들이 응원단상 주변에 자리를 잡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사태가 이정도 까지 되자 삼성은 치어리더를 동원한 응원전을 펼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의경들은 밖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소수의 삼성 팬들만이 3루 스탠드 상단에 자리 잡고, 플래카드와 박수, 호루라기 응원을 펼쳤다. 응원단을 철수한 삼성이 단상 주변에 설치한 앰프와 북을 떼 갔기 때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상식적으로 호루라기 소리가 앰프를 능가할 수 없고, 소수의 박수가 다수의 북소리를 뛰어넘을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삼성이 2회 선취점을 내고, 4회초 2사서 채태인의 우월 1점 홈런으로 다시 2-1로 달아나는 등 득점의 순간에는 ‘최강삼성’의 목소리가 잠시나마 거세게 울렸다.

사직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 =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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