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웃자” 천적 맞짱승부

  • 입력 2008년 10월 8일 02시 49분


오늘 준PO 1차전… 롯데 송승준-삼성 배영수 에이스 ‘빅뱅’

‘젊은 패기’와 ‘여우 같은 노련함’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와 12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한 삼성.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삼성 선동렬 감독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부터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7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차전 선발로 롯데는 송승준을, 삼성은 배영수를 예고했다. 송승준과 배영수는 올 시즌 상대 팀에 3승(1패)씩 거둔 천적.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직구장에서는 모두 1패씩을 기록했다.

○ 패기냐 관록이냐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은 데 대해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잘하면 된다는 얘기다. 그는 삼성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 자체로 강팀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홈 2경기를 모두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선 감독은 “베테랑들의 경험에 기대를 건다”며 “사직에서 1승 1패한 뒤 대구로 와 승부를 걸겠다”고 답했다.

○ 입담 신경전

양 팀 주장의 입담 대결은 기 싸움을 방불케 했다.

롯데 조성환은 “약간 떨리지만 경기에서 긴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갑용은 “경기가 시작되면 더 떨릴 것”이라며 “큰 경기를 많이 해본 팀은 떨리지 않는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조성환은 “삼성이 5회까지 앞섰을 때 47승 2패를 거둔 만큼 초반에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진갑용은 “그러면 우리는 선취점을 주지 않으면 이긴다는 얘기”라고 응수했다.

○ 창과 방패의 대결

로이스터 감독은 1973년부터 16년간 메이저리거로 활동하며 통산 1049안타를 날렸고 1976년부터 5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그는 올해 롯데를 ‘뛰는 팀’으로 바꿔 놓았다. 롯데는 올해 팀 도루 133개(3위)로 지난해(67개·6위)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반면 삼성은 59개로 최하위.

선 감독은 1985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11년간 146승 40패 132세이브에 평균자책 1.20을 기록했다. 1996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 진출해 1999년 은퇴할 때까지 98세이브를 올리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국보급 투수 출신답게 삼성을 ‘지키는 야구의 팀’으로 만들어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 텐트족 등장

이날 오전 7시부터 사직구장 주변에는 ‘텐트족’이 등장했다. 8일 준플레이오프 인터넷 예매표 2만6000장은 이미 다 팔렸고 당일 현장에서 판매하는 입장권(총 4000장)을 구입하기 위해 하루 전부터 줄을 선 것. 대전에서 왔다는 한 롯데 팬은 “8년 만의 가을잔치를 현장에서 즐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취재 : 부산=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 영상취재 : 부산=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 영상취재 : 부산=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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