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은 노다지” 러시안,NHL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59분


미국의 10월은 실내 스포츠가 시작되는 달이다. 10일(한국시간) NHL 2008-2009 정규시즌이 개막된다. 이어 29일에는 NBA 2008-2009시즌의 막이 오른다. 실질적으로 NHL의 시즌 오픈은 이보다 앞서 유럽에서 열렸다. NHL도 글로벌화의 일환으로 아이스하키가 강한 유럽의 스웨덴과 체코에서 4경기를 벌인 뒤 미국과 캐나다로 돌아와 10일부터 본격적인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올해로 NHL(National Hockey League)은 91번째 시즌을 맞는다. 정규시즌 역사는 NBA보다 뿌리가 깊다. 아이스하키는 체력 소모가 큰 종목인데 비해 프리시즌도 긴 편이고, 포스트시즌인 스탠리컵 플레이오프도 1라운드부터 7전4선승제로 펼쳐진다.

○ 러시아가 몰려온다

미국의 메이저 종목(야구, 풋볼,농구, 하키) 커미셔너들이 추구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화다. 야구는 일본에서 시즌을 개막하고, 농구는 유럽과 중국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이스하키도 예외가 아니다.

NHL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분포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67-68시즌 NHL은 아이스하키의 종주국 캐나다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96.7%를 차지했었다. 20년 후인 87-88시즌 캐나다 77.5%, 미국 14.8%, 그밖의 유럽 국가 7.7%였다. 30년 후 97-98시즌 캐나다 61.4%, 미국 16.1%, 유럽 22.5%로 동구권 선수들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는 캐나다 51.3%, 미국 19.9%, 유럽 28.8%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부터 동구권 선수들이 미국 선수들을 추월했다. 사실 출신국 분포를 세분화하지 않아 유럽파들로 분류돼 있으나 80% 가량이 러시아 선수들이다.

07-08정규시즌 MVP도 러시아 출신의 알렉스 오베치킨(워싱턴 세네터스)이 수상했다. 러시아의 득세가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다. 메이저리그가 중남미 선수들의 판이라면 NHL은 러시아가 대세다. 러시아 선수들은 NHL 뿐 아니라 마이너리그 격인 각종 하부리그에도 포진돼 있다. 러시아 선수들에게 빙판은 곧 돈이다.

○ 빙판의 신세대

NHL은 연봉상한선 문제로 구단주들이 04-05 한 시즌을 직장폐쇄시킨 바 있다. 이후 두드러진 게 새로운 얼굴들의 출현이다. 90년대 NHL을 이끈 슈퍼스타는 웨인 그레츠키와 마리오 르뮤였다. 현재는 20대 초반의 뉴에이지 그룹들이다. 이 가운데 대표주자들이 위싱턴 캐피털스의 오베치킨(레프트윙), 피츠버그 펭귄스의 에브지니 말킨, 시드니 크로스비(이상 센터)다. 오베치킨이 23세, 말킨 22세, 크로스비가 21세다.

그동안 스탠리컵 파이널은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미국 팬들이 아이스하키를 외면해서다. 그러나 07-08시즌 디트로이트 레드윙스-피츠버그 펭귄스의 결승전은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앳된 얼굴에 뛰어난 기량을 갖춘 크로스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오베치킨과 말킨은 러시아 선수이고, 크로스비는 북미를 대표하는 캐나다인이다.

○ 빙판의 뉴욕 양키스,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아이스하키의 인기는 캐나다가 최고다. 캐나다에는 모든 스포츠 뉴스의 톱이 아이스하키다. 최근 국내에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의 ‘하키 맘’이 화제가 됐는데 추운 지방인 캐나다와 알래스카는 하키가 국기다.

그런데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인기가 높은 반면 NHL의 최고봉 스탠리컵은 미국 프랜차이즈 팀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92-93시즌 캐나다의 자존심 몬트리올 캐나디언스가 마지막으로 스탠리컵 정상에 오른 뒤 미국 프랜차이즈 팀들이 우승을 싹쓸이했다. 역대 스탠리컵 우승은 몬트리올의 24번으로 최다다. 그러나 이제는 우승 전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아이스하키도 프리에이전트의 도입으로 돈있는 미국 구단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NHL이 다른 메이저 종목보다 더 강하게 연봉상한선 ‘샐러리캡’에 목을 매는 이유도 재정이 취약한 구단들도 우승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차선책이다.

현재 NHL에서 가장 인기좋고 전력이 강한 팀이 디트로이트 레드윙스다. 지난 시즌에도 펭귄스를 스탠리컵 결승에서 4승2패로 눌러 통산 11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90년대 두차례, 2000년 두차례대 우승 등 같은 기간 동안 디트로이트보다 우승을 많이 한 팀은 없다.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공격, 수비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 팀 구성

NHL은 NBA와 구성이나 플레이오프 포맷이 거의 흡사하다. 30개 팀에 정규시즌 82경기를 치른다. 콘퍼런스도 동부와 서부와 나눠 스탠리컵 파이널을 벌인다. 콘퍼런스별로 3개 지구 우승 팀과 높은 승률 팀으로 8개 팀씩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스탠리컵을 우승하려면 플레이오프에서 16승이 필요하다.

○ 기록

아이스하키 기록은 팬들이 많이 접하지 않아 다소 생소한 편이다. 공격포인트는 골과 어시스트가 똑같이 1포인트다. 기록 가운데 +/-가 있다. 이는 선수가 링크에서 뛰는 시간을 +,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을 -로 계산한다. 지난 시즌 MVP 오베치킨의 경우 +/-가 28이다. 경기당 28분을 뛰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체력소모가 많아 이런 기록이 있는 것이다.

아울러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용어가 ‘파워플레이(Power Play)’다. 상대가 페널티를 범해 2분 혹은 5분을 뛰지 못할 때 숫적 우세 상황에서 공격하는 것을 파워플레이, 골을 파워플레이 골(PPG)이라고 한다. 골이 터지면 페널티 선수는 곧바로 링크로 돌아온다. ‘숏핸드골(Short Handed Goal)’은 숫적 열세에서 골이 성공됐을 때를 말한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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