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5개 조련’ 김세혁감독 “마음은 벌써 런던에”

  • 입력 2008년 9월 24일 09시 09분


‘런던올림픽 금메달.’ 삼성에스원 김세혁 감독 핸드폰 바탕화면에 새겨져 있는 여덟 글자다. 김 감독은 9일, 소속팀의 포상식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5명의 금메달리스트와 1명의 은메달리스트를 키워냈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픈 듯’ 보였다.

아테네올림픽 여자57kg급 4강전. 장지원은 2회전까지 멕시코의 이리디아 브랑코 살라자르에게 0-2로 뒤졌다. 김 감독은 3회전을 앞두고 “짜증내지 말고, 한 발 한 발 찬 다음 얼굴을 노리라”며 장지원을 다독였다. 거짓말처럼 장지원은 4-2 역전승을 일궜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68kg급 결승. 손태진은 종료직전 김 감독의 지시대로 옆구리 공격을 성공시켰고, 김 감독과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김 감독은 이 두 장면을 지도자 생활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감독이 의도한 바를 선수가 충실히 이행해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런던에서는 한국태권도 역사상 최초로 여자+67kg급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남자태권도는 최중량급인 +80kg급에서 올림픽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여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최중량급(+67kg급)을 단 한번도 제패하지 못했다. 김 감독이 주목하는 선수는 안새봄(18). “무서운 선수로 키워보겠다”고 했다. 남자58kg급 전진수(19) 역시 눈여겨볼 재목으로 꼽았다.

‘뿌리지 않고, 가꾸지 않으면 거둘 수 없다.’ 베이징올림픽 준비기간 동안 태릉선수촌 태권도장에 김 감독이 써놓은 문구다. 그 말 그대로 4년 뒤의 열매를 위한 씨앗은 이미 뿌려져있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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