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부활포’는 벼락처럼 터진다

  • 입력 2008년 7월 29일 03시 00분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 골 맛을 봤어야 했는데….”

박성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요즘 공격수 박주영(FC 서울)에 대한 걱정이 태산 같다. 컨디션도 좋고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는데 골이 터지지 않기 때문. 박주영의 골 감각만 살아난다면 공격 라인에 큰 활력을 찾을 수 있는데 말이다.

사실 박주영은 ‘올림픽호’ 태극마크를 달고 공식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1월 스페인 전지훈련 때 비공식 평가전에서 골을 넣었을 뿐이다. 올림픽대표팀의 최종예선은 물론 27일 코트디부아르전 등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는 2골을 넣었지만 모두 페널티킥이었다.

전문가들은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축구 천재’를 거론하며 늘 골을 터뜨려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게 오히려 부담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K리그 서울의 심리 상담역인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요즘 부진에 대해선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젠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주위에선 조용히 지켜보는 게 좋다. 슬럼프는 결국 본인이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슬럼프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 어느 순간 한 단계 훌쩍 성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성화 감독은 “골 문제를 자꾸 거론하면 선수가 심리적으로 더 위축될 수 있다. 반복훈련을 통해 교정하고 있고 박주영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슛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전 괜찮아요. 컨디션도 좋아요. 제가 못 넣으니까 다른 선수들이 넣잖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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