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경기 연속무패’ 차범근 감독 “자만이라는 자살골이 걱정”

  • 입력 2008년 5월 9일 02시 59분


“무패 행진의 원동력이 무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자만이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사진) 감독이 무패 행진을 계속할 수 있을까. 최근 12경기 연속 무패(10승 2무) 행진을 이끌고 있는 차 감독은 10일 대구 F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차 감독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무패의 비결이 무엇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모든 경기를 지배하면서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걱정했었지만 그들이 너무 잘해 주고 있는 것이 무패 행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기량과 조직력, 홈 팬들의 성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차 감독은 “잘나가다가도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만큼 매 경기를 잘 치러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기록에 대한 욕심보다 높아진 팀 사기가 오래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만이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계심도 보였다. 수원은 지난달 경남 FC와 1-1로 비기면서 연승 행진을 8경기에서 멈추었지만 무패 행진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구와의 경기에 대해서는 “대구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팀으로 변했다. 실점도 많지만 골도 많이 넣는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최근 수원의 박현범 백지훈 마토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것도 변수다.

주장인 송종국은 “주장으로서 정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며 “선수들이 서로 좋은 본보기를 보인다면 무패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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