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은 싸고 실력은 더 좋고…” 프로야구 용병 증원론 논란

  • 입력 2008년 4월 16일 03시 02분


일부 구단 “3명출전 가능케”… 선수협 “입지 약화” 반발

“외국인 선수 출전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면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요?”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구단 사장들이 나눈 대화 중 일부다.

외국인 선수는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실력을 검증받았고 몸값도 첫해 연봉 상한선이 30만 달러(약 2억9000만 원)인 데다 재계약 시 연봉 인상 상한선이 25%여서 부담이 없다는 것.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는 만큼 토종선수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2000년 8월에 개정된 KBO 야구규약에는 “구단이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는 3명을 초과해선 안 되고 경기 출장은 2명 이내로 한다”고 돼 있다.

외국인 선수는 2000년부터 3년간 구단별로 3명이 등록하고 2명이 출전했으나 선수협이 국내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며 2003년부터 2명 등록, 2명 출전으로 축소됐다.

외국인 고용 승인을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선수협의 동의를 얻어야 (외국인 선수 증원) 승인이 가능하다”는 태도다.

KBO 관계자는 “국내 선수는 해외에 자유롭게 진출하는데 외국인 선수는 인원 제한을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수협 나진균 사무총장은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선수는 출전할 수 없어 KBO와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일부 외국인 선수의 연봉이 저렴하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 일부는 연봉 외에 뒷돈을 받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 증가가 프로야구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외국인 선수를 늘린다면 시한을 두고 실시하되 국내 선수의 등록 인원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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