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열린 ‘삼천포시리즈’ 연맹도 관중도 ‘즐거운 비명’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사흘 동안 열렸던 여자프로농구 ‘삼천포 시리즈’가 끝났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은 모처럼 열린 농구 경기를 보며 즐거워했다. 2002년에도 이곳에서 중립 경기가 열렸는데 당시 1100명 규모의 체육관에 3000명 가까운 팬이 몰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까지 중립 경기는 주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6개 팀의 연고지가 대부분 수도권이라 이동이 편했고 관중도 많을 거라 기대했기 때문. 하지만 관중은 연고 경기보다 훨씬 적었고 700만 원 정도의 체육관 임차료마저 부담이 될 정도였다.

WKBL은 지방으로 눈을 돌렸고 ‘농구의 도시’ 삼천포(사천군에 흡수돼 현 지명은 사천시)를 다시 찾았다.

삼천포는 여고 최고의 농구 명문 삼천포여고가 있는 곳.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성정아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곽주영(국민은행), 2004년 1순위 정미란(금호생명)도 이 학교 출신이고,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동주여상에 지기까지 32연승을 올린 학교도 삼천포여고다. 정미란은 “고교 3년 동안 딱 두 번 졌다”고 기억했다.

WKBL 이명호 사무국장은 “서울에선 돈을 냈지만 지방에서는 돈을 받는다. 사천시는 경기 유치를 위해 2000만 원을 내놨다. 여기에 입장 수입을 더해 사천시에 있는 학교에 기부하거나 삼천포실내체육관 시설 보수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충청도나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중립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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