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중간점검②] 롯데자이언츠 ‘타력만 살면 가을에 야구

  • 입력 2007년 2월 27일 16시 43분


‘한 마디로 투고타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전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다른 어느 팀보다 열성적인 홈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진출 기억이 까마득하다.

양 리그제로 운영되던 2000년을 마지막으로 6시즌 동안이나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 롯데는 이 기간 동안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 기록까지 안고 있다. 오죽했으면 ‘가을에도 야구하자’라는 말이 롯데의 비공식 캐치프레이즈가 됐을까.

투수 중심으로 진행된 사이판에서의 1차 전지훈련에 이어 현재 일본의 가고시마에 캠프를 차린 롯데는 올 시즌만은 ‘가을에 야구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강병철 감독은 “올해마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할 경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감독의 얼굴에서 여유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2007시즌 롯데가 믿는 구석은 누가 뭐래도 선발진이다. 특히 베테랑 4인방의 존재가 큰 힘이다.

손민한, 이상목, 최향남, 염종석 등 30대 중후반의 투수들이 올해 롯데의 부활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4인방이 나란히 제 몫을 다해줄 때 롯데에게 희망이 있고 반대로 4인방의 부진은 곧 몰락을 의미한다. 다행히도 이들은 전지훈련에서 순조롭게 몸을 만들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호성적을 거둔 최향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힘 좋은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던 그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와는 한 차원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또한 지난 해 롯데 이적 후 처음으로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이상목도 시즌 후 두 번째 FA 대박을 노리며 칼을 갈고 있다.

2005년 18승에서 지난해 10승으로 성적이 하락한 손민한이나 93년 이후 단 한번도 10승에 오르지 못한 염종석도 올해는 반드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전훈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고민은 좋아진 마운드를 받쳐 줄 타선의 힘이 약하다는데 있다. 특히 올해 스트라이크 존 변경 등으로 타력이 강한 팀이 절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롯데의 약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는 지난해 타격 3관왕 이대호와 용병 펠릭스 호세라는 두 명의 거포를 거느리고 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전혀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특히 하위타선이 취약해 득점 루트가 제한됐고 따라서 매 경기 뒷심이 달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위안이 되는 소식도 있다. 자체 청백전에서 연일 장타를 쏟아내며 듬직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이대호는 지난해(26홈런, 88타점) 보다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쓸어 담겠다는 목표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대호는 “작년보다 타율이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많은 홈런을 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진정한 슬러거를 다짐했다.

이밖에 톱타자 정수근이 전지훈련 기간 동안 치러진 4차례 연습경기에서 6할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노장 최경환과 3년차 이원석도 타격감이 좋다. 또한 신인 내야수 김민성은 강병철 감독의 눈에 들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강병철 감독은 “공격력이 문제다. 3번과 하위 타순이 구멍”이라며 엄살 아닌 엄살을 떤다. 이대호(1루), 호세(지명타자), 정수근(중견수), 박기혁(유격수) 정도를 제외한 포지션에는 경쟁을 붙여 적자를 찾아내겠다는 계획.

롯데가 7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키 위해서는 탄탄한 마운드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타력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