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핑크색으로 말해요”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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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스파이더스’라는 팀 이름에 걸맞게 여자배구 흥국생명 선수들은 항상 화사한 핑크빛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선다(위). 흥국생명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코트의 선수뿐 아니라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관중석도 핑크빛 일색이다. 사진 제공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라는 팀 이름에 걸맞게 여자배구 흥국생명 선수들은 항상 화사한 핑크빛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선다(위). 흥국생명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코트의 선수뿐 아니라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관중석도 핑크빛 일색이다. 사진 제공 흥국생명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분홍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도, 또 그 다음에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양복은 바뀌었지만 넥타이는 여전했다.

그 남자는 바로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8승 2패)를 질주하고 있는 흥국생명 황현주(41) 감독.

프로배구나 프로농구 감독들은 대개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선다. 어떤 넥타이를 맬 지가 작은 고민거리. 그러나 황 감독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분홍색 톤에 흰색이 약간 가미된 넥타이 하나면 한 시즌을 거뜬히 버틴다.

황 감독뿐 아니다. 배구장에서 분홍색 넥타이를 맨 사람은 십중팔구 흥국생명 관계자라고 보면 된다. 이인석 단장, 심기섭 부단장 등 나이 지긋한 고위층도 예외가 아니다.

흥국생명의 정식 팀 명칭은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 천안에서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팀 이름에서 비롯된 ‘핑크(분홍색)’가 온 경기장을 휩쓴다.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홈경기. 선수들은 분홍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었다. 응원단은 모두 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분홍색 막대 풍선을 들고 응원을 했다. 광고판 역시 분홍색 일색이었다.

흥국생명이 팀 이름에 핑크를 넣은 것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였다. 작명과 디자인에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이 들었다. 흥국생명은 황연주 전민정 진혜지 김연경 등 미녀 선수가 많아 ‘미녀 군단’으로 불린다. 분홍색 옷을 입은 선수들이 지난 시즌 우승에 이어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흥국생명의 ‘핑크 마케팅’은 자연스레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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