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2006 범태평양수영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 47초 51로 물살을 가르며 클레트 켈러(1분 46초 20·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기록은 라이벌 장린(중국)이 지난해 7월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아시아기록(1분 48초 10)을 0.59초 앞당긴 것. 또 이는 6월 국가대표 공인기록 평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기록(1분 48초 82)보다 1초 31이나 빠르다.
박태환은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 자유형 1500m에서 15분 00초 32로 기존 아시아기록을 깬 적이 있지만 당시 장린(15분 00초 27)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아시아기록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박태환은 4월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세계적인 수영 스타들을 제치고 은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주인공. 그때는 정규코스(50m)가 아닌 25m 쇼트코스에서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다소 바랬지만 이번 일로 정규코스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했다. 특히 200m 은메달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지구력이 뛰어난 박태환의 주 종목이 400m, 1500m 등 장거리이기 때문. 실제로 이날 결선에서도 박태환은 100m 지점까지 6위로 처져 있다가 다른 선수들을 따라 잡았고 마지막 순간에 2위로 달리던 장린(1분 47초 59)마저 제치는 극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박태환은 우원기 전담 코치와의 전화 통화에서 “1분 47초 벽을 깨뜨리기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호주의 이언 소프의 1분 44초 06.
박태환은 20일과 21일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4년 만에 열린 이번 범태평양수영대회에는 소프만 불참했을 뿐 수영 강국인 미국과 호주 일본 캐나다 중국의 강자 대부분이 참가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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