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닮은 ‘김’이 왔다… 킴벌리 김, US아마챔피언십 우승

  • 입력 200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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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출신의 재미교포 천재 골프 소녀. 그가 미국 골프 역사를 다시 썼다.

미셸 위(17) 얘기가 아니다.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킴벌리 김(15).

그는 1895년 시작된 111년 역사의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사상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은 세계여자아마추어 골프 최정상을 가리는 대회.

킴벌리 김은 14일 미국 오리건 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GC(파71)에서 끝난 36홀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섭씨 32도의 무더위를 뚫고 독일 아마추어골프 챔피언 카타리나 샬렌베르크(26)에게 1홀 차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3일 만 15세 생일을 맞는 그는 1971년 16세 2개월 21일의 나이로 우승한 로라 보(미국)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35년 만에 갈아 치웠다.

또한 킴벌리 김은 1988년 펄 신, 1998년 박지은, 2004년 제인 박에 이어 한국계 선수로는 네 번째로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컵인 콕스 트로피를 안았다.

15번 홀까지 5홀 차로 뒤지다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킴벌리 김은 마지막 36번째 홀에서 1.5m 버디 퍼트를 넣어 승리를 결정지은 뒤 아버지 김영수 씨와 뜨겁게 포옹했다.

킴벌리 김은 “이렇게 큰 대회인 줄 몰랐는데 어제 TV 광고를 보고 알았다. 내 생애 최고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킴벌리 김은 미셸 위와 이래저래 닮은 구석이 많다.

둘 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인 데다 골프 신동으로 불려서다. 이들은 몇 차례 동반 라운드를 한 적도 있다.

미셸 위는 2003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대회(WAPL)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뒤 지난해 프로에 뛰어들었다.

이와 달리 킴벌리 김은 “대학을 거쳐 프로로 전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킴벌리 김은 1976년 고향 전남 목포시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아버지 김영수 씨와 하와이 원주민 출신의 어머니 알레니 김 씨 사이에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역시 골프 선수인 언니 크리스틴 김(16)과 골프 연습장에 갔다가 7세 때 처음 클럽을 잡은 그는 11세 때 처음 주니어대회 정상에 서며 주목받았다. 183cm의 큰 키인 미셸 위와 달리 160cm가 좀 넘는 키에 드라이버샷을 250야드가량 날린다.

취미가 잠이라고 밝힌 그는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 본토로 이주해 캘리포니아 주 테미큘라를 거쳐 현재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살고 있다. 올 6월에는 미셸 위가 우승했던 WAPL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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