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에 또 안타 도둑 맞았다”… 이승엽, 주심에 격렬항의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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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야쿠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좌익수 앞 안타를 때리고도 아웃 판정을 받은 이승엽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고함을 지르며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9일 야쿠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좌익수 앞 안타를 때리고도 아웃 판정을 받은 이승엽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고함을 지르며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찢어진 광고판안타를 도둑맞은 이승엽은 요미우리 더그아웃 앞에 설치된 광고판을 걷어찼다. ‘분노의 발길질’에 광고판 일부가 찢어졌다.
찢어진 광고판
안타를 도둑맞은 이승엽은 요미우리 더그아웃 앞에 설치된 광고판을 걷어찼다. ‘분노의 발길질’에 광고판 일부가 찢어졌다.
해도 너무한다. 홈런을 빼앗더니 이번엔 안타까지 가로챘다.

요미우리 이승엽(30)이 또다시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9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원정경기. 6-2로 앞선 9회 무사 2, 3루 다섯 번째 타석에 나온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왼손투수 다나카 다카시의 5구째 변화구(114km)를 툭 건드려 왼쪽 안타를 쳐냈다. 야쿠르트의 좌익수 알렉스 라미레스가 앞으로 달려 나와 공을 잡았지만 타구는 이미 그라운드에 맞은 뒤였다.

하지만 2루심은 노바운드로 판정했고 주심은 4심 합의 끝에 좌익수가 공이 땅에 닿기 전에 잡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TV 중계 카메라가 잡은 느린 화면상으로 이승엽의 공은 분명히 그라운드에 먼저 맞았다.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강하게 어필했지만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당하게 1루에 나가 있던 이승엽은 결국 하라 감독의 지시에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6월 11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에서 2점 홈런을 터뜨렸지만 1루 주자가 3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는 롯데의 어필을 심판이 받아들이는 바람에 소중한 홈런 하나를 뺏긴 적이 있다.

이때만 해도 이승엽은 감정을 최대한 자제했다. 오히려 팀 동료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안타를 도둑맞은 이승엽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펜스 광고판을 발로 몇 차례나 차고 주심을 향해 고함을 지르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승엽으로서는 최대한의 항의 표시인 셈이었다.

이승엽은 이날 5타석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해 타율이 0.323으로 떨어졌다. 첫 타석(1회)에는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3회 무사 1, 3루에서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타점 하나를 추가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땅볼로 아웃됐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을 날렸다. 2경기 연속 무안타.

시즌 124안타에 머무른 이승엽은 이날 안타 3개를 몰아친 한신의 앤디 시트(125개)에게 최다안타 1위 자리를 내줬다. 타점은 하나 보태 76개가 됐고 홈런(35·1위)과 득점(77·1위)은 제자리에 그쳤다. 오심을 불러일으킨 야쿠르트 좌익수 라미레스는 6회 솔로홈런을 터뜨려 75타점으로 이 부문 3위 이승엽을 바짝 추격했다.

요미우리는 니오카 도모히로와 다카하시 요시노부의 2점 홈런을 앞세워 야쿠르트를 8-4로 이기고 모처럼 3연승을 질주했다.

또 오심…홈런이어 안타까지 도둑맞은 이승엽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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