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은 신비한 스트라이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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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요행이 아니다.”

외신은 13일 한국이 토고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태극전사들이 2002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라간 것이 요행이나 월드컵 주최국의 텃세 때문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P, AFP, DPA 등 통신사는 한국이 토고에 2-1로 승리한 사실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AFP통신은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전 골든골의 주인공인 안정환을 ‘신비한 스트라이커’로 표현하면서 “안 선수는 한국에 다시 승리를 가져다 준 영웅이 됐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또 경기장인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 모인 한국의 ‘붉은악마’ 응원단은 광적인 응원으로 발트슈타디온을 서울의 한구석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일본의 NHK방송은 “후반전 한국대표팀이 보여준 플레이는 완벽했다”면서 “베테랑과 신진들이 훌륭한 균형을 이룬 것이 승인”이라고 분석했다.

NHK의 축구 해설가는 경기가 끝난 뒤 방영된 별도의 코너에서 “훌륭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특히 안정환의 플레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영 니혼TV도 한국팀의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와 이를 표현하는 슈팅력이 승리의 동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CNN방송은 한국이 가나에 3-1로 지는 등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4년 전의 성공이 요행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또 서울시청 앞과 세종로 사거리 일대,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응원 인파의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은 한마디로 광란의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즈 씨는 “4년 전 월드컵에서 4강까지 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4강 근처에 가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갖고 첫 경기에 임했다”며 “한국은 수백만 붉은악마의 응원 없이 벌인 첫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그 부담감을 조금 덜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이 최근 감독 사퇴와 번복 등으로 혼란을 겪은 토고를 첫 상대로 맞은 것은 행운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AP통신은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한국과의 경기에 맞춰 복귀할 것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확실하지 않았던 점은 토고 팀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은 이런 토고팀을 상대로 많은 공격기회를 잡았으나 침투력 부족을 드러냈으며 토고팀의 한 선수가 퇴장당한 후에야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DPA통신은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던 한국이 10명의 토고팀을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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