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용서를…‘폴란드계’ 독일 골잡이 클로제-포돌스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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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개최국 독일과 폴란드의 A조 경기.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려는 독일과 1패로 벼랑 끝에 몰려 반드시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 하는 폴란드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폴란드 선수가 득점하고도 폴란드가 질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독일의 주전 스트라이커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 등 2명이 모두 폴란드인이기 때문.

양 팀 감독은 벌써 이 상황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독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회 조 추첨이 끝난 뒤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하자 파베우 야나스 폴란드 감독이 “독일이 강한 것은 폴란드계 이민자들 덕분”이라고 맞받았던 것.

당사자들에게는 한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폴란드에 친척이 있고 경기 중에 서로 폴란드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독일과 폴란드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포돌스키는 도르트문트로 향하기 전 “경기 시작 전 두 나라의 국가가 차례로 울려 퍼지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복잡하다. 나는 어느 쪽 국가도 따라 부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넣은 클로제는 “하지만 승부는 승부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클린스만 감독도 “두 선수 모두에게 이 상황이 더욱 득점에 대한 열망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더구나 이 경기에서 독일은 1차전에서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세계 최고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가 뛴다.

독일은 폴란드와의 역대 전적에서 10승 4무로 앞선다. 또 독일은 도르트문트에서 A매치를 13번 치러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오프사이드 트랩 멋대로 쓰지 마라”…클린스만 감독 선수들에게 지시

“한번만 더 너희들 맘대로 오프사이드 작전 쓰기만 해 봐라.”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사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앞으로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지 말 것을 주문했다. 13일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클린스만 감독이 10일 열린 코스타리카전을 사후 분석한 뒤 15일 폴란드전에서는 오프사이드 작전을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독일은 개막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 이번 월드컵부터 공격 지향적으로 바뀐 오프사이드 규정에도 불구하고 어설픈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다가 완초페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등 2실점했다. 독일이 4-2로 이기기는 했지만 감독으로선 불만스러운 게임이었다고.

그는 코스타리카전에서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오프사이드 작전을 선수들 맘대로 쓴 것에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를 시작하면 선수들이 자기네끼리 결정한다”고 말했고 요하임 뢰브 코치는 “우리는 오프사이드 트랩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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