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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25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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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인 정승연씨(44). 23일 몸에 착 달라붙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일산 호수공원에 나타난 정씨는 마라톤 얘기를 꺼내자 사춘기 소녀처럼 즐거워했다.
4년 전부터 일산 호수마라톤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그동안 6번이나 풀코스를 완주한 베테랑. 키 1m63, 몸무게 51kg의 체격에 단단해 보이는 어깨 근육이 40대 중반으로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정씨가 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93년.
“원래 몸이 약했던 데다 학창시절부터 운동하고는 담 쌓고 살다가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어요. 한 아이는 업고, 한 아이는 안고. 몸이 버텨내질 못했죠. 몸살이나 감기를 달고 살았어요.”
집 근처에서 에어로빅을 시작했다. 운동에 재미를 들인 정씨는 재즈댄스, 수영, 인라인스케이트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했다. 그러다 2001년 마라톤을 만났다.
정씨는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한 뒤 두 달 만에 포항 호미곶대회 풀코스에 도전해 5시간25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요즘엔 하프코스와 풀코스를 한 달에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달린다. 3월 14일 서울국제마라톤에도 출전할 예정. “30km 지점을 지날 때면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 때문에 ‘다시는 뛰지 않겠다’고 하지만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때 느끼는 성취감과 행복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정씨의 최고 기록은 4시간25분. 그러나 기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마라톤을 하면서 삶의 열정과 자신감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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