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戰 다함께 "짝짝짝" 축제의 장으로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47분


“하이디 바스트르 투르키예(터키팀 파이팅).”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 4위전이 열릴 29일 밤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 구호인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와 함께 전국에 터키 대표팀을 응원하는 구호도 울려 퍼진다.

3, 4위전은 6·25전쟁에 참전한 혈맹국 터키와의 경기인 만큼 지나치게 승패에 연연하기 보다는 축제와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켜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전국 308곳에서 430여만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서 다시 한번 전국이 ‘붉은 물결’로 출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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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준비〓한국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와 네티즌, 터키 서포터스는 28일 “국내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월드컵 경기인 만큼 열렬한 응원으로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해주자”며 한국과 터키팀을 모두 응원하는 채비를 갖추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서울에서는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와 서울시청 앞 광장에 110만명 등 170만명 이상이 거리응원에 나설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시청 앞 광장에서는 경기 시작 전 양국 국가가 연주될 때 각각 가로 15m, 세로 10m의 대형 태극기와 터키 국기가 응원단에 의해 광장을 가로지르는 행사가 치러진다.

붉은 악마 신동민 미디어 팀장(30)은 “3, 4위전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카드섹션에 화합의 내용을 담을 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도 한국팀과 함께 터키팀도 응원하자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축구팬’이란 ID의 네티즌은 “양국 모두 이루고자 하는 성과는 이미 이뤘다”며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이번 경기를 축제로 승화시켜 양국 국민이 참여하는 성스러운 시간으로 만들자”는 글을 올렸다.

터키 서포터스의 응원도 뜨거울 전망이다. 터키 서포터스는 다음 카페의 ‘터키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시청 앞에서 터키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대구 표정〓경기가 열리는 대구의 시민들은 한국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10일의 한국-미국전에 이어 다시 보게 됐다며 응원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붉은 악마 대구지회는 이날 박진감 넘치는 응원을 선보일 계획. 가로 60m, 세로 40m 크기의 초대형 태극기와 같은 크기의 ‘한반도 기(旗)’,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치우천왕 기’ 등 대형 깃발을 동원해 경기장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붉은 악마 박동문 대구지회장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전국의 회원 5000여명과 함께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며 “4강 진출의 위업을 이루고도 결승전 진출에 실패한 한국팀을 격려하는 문구가 적힌 카드섹션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와 경북에서는 50여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구시는 경기를 화합과 우정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 서쪽 광장에서 ‘터키 환영행사’를 열고 곳곳에 터키어로 ‘터키 파이팅’ ‘우리는 터키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시는 또 시내 곳곳에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나란히 게양하고 경기장 관람객들에게 터키 국기 5000장을 나눠주기로 했다. 시는 또 경기 전후 4시간 동안 3, 4위전 축하 문화행사를 하고 깃발퍼레이드와 댄스공연, 폭죽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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