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 우승…78년이후 결승전 먼저 득점한 팀 모두 승리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41분


스포츠에서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징크스가 유난히 많다. 전력차가 월등하다면 무시할 수도 있지만 실력이 비슷한 상황에서는 징크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결승에서 승리하려면 선제골을 넣어라’도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속설중 하나다. 2002한일월드컵 결승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남겨놓은 브라질과 독일로선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이 우승한 경우가 월등히 많았기 때문.

‘선제골은 우승’이란 등식이 자리잡은 첫 대회는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개최국 아르헨티나가 전반 38분 켐페스가 선제골을 성공시킨뒤 3-1로 승리하며 우승한 것. 이후 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모두 6차례의 월드컵에서 0-0 무승부로 승부차기를 했던 94년 미국월드컵을 제외하고 5번이나 선제골을 넣은 팀이 모두 우승하며 결승에서 역전승이란 단어를 아예 없애 버렸다. 미국월드컵 당시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결승에서 맞붙었으나 전후반은 물론 연장전까지 두 팀 모두 한골도 넣지 못한채 브라질이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지만 ‘선제골〓우승’ 등식을 깨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4강전까지의 결승 토너먼트 14경기중 10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은 팀들이 모두 승리해 선제골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입증됐다.

그러나 78년 대회 이전에는 ‘월드컵 결승에서 먼저 골을 넣으면 패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34년 이탈리아월드컵 결승에서 이탈리아가 체코슬로바키아에 선제골을 내준뒤 2-1로 역전

승한 것을 시작으로 50년 브라질과 58년 스웨덴, 62년 칠레, 66년 잉글랜드, 74년 독일월드컵까지 선제골을 허용한 팀들이 역전승 신화를 일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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