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카푸 3대회 연속 결승출전‘대기록’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47분


브라질의 카푸(앞)가 21일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볼을 걷어내고 있다. [시즈오카 로이터뉴시스]
브라질의 카푸(앞)가 21일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볼을 걷어내고 있다. [시즈오카 로이터뉴시스]
“꿈이 보인다, 위업이 보인다.”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의 주장 카푸(32)가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결승전 출장을 눈앞에 뒀다. 월드컵 사상 3대회 연속으로 결승전에 출전한 선수는 아직 없다. 카푸는 94년 미국 대회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됐고 98년 프랑스와의 결승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이번 대회 역시 단 한차례의 교체도 없이 6차례의 경기를 소화해 결승전 출전이 확실시된다. 펠레도 마라도나도 이루지 못한 특별한 업적을 카푸가 달성하게 된 것.

‘행운’과 ‘기량’이 함께 하지 않는 한 이런 위업은 달성할 수 없다. 카푸에게는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특별한 동료’를 가진 행운이 있었고, 10년이 넘게 브라질의 붙박이 오른쪽 윙백을 맡을 만한 기량을 갖췄다.

90년 20세의 나이로 브라질의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뒤로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110번의 A매치를 소화한 베테랑중의 베테랑.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카푸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역시 세계 최고”라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손색이 없었다.

보통때 카푸의 ‘정위치’는 오른쪽 미드필드 중반. 공격때는 상대 골라인 끝까지 달려가다가도 공을 뺏기면 곧바로 수비로 복귀하는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다. 반대편에 위치한 호베르투 카를루스와 함께 브라질에서 가장 활동 범위가 넓은 선수. 그들이 있어 브라질은 특유의 날렵한 공격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

32세의 노장 카푸는 전 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체력에 문제가 없고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력도 여전하다. 26일 터키와의 준결승에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파고들어 날린 날카로운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카푸는 “터키의 뤼슈튀 레치베르 골키퍼가 환상적인 수비를 펼쳤다”면서 그 순간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카푸는 이번 대회에서 팀 전체를 다독이는 역할을 순조롭게 소화했다는 평을 듣는다. 카푸는 3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대해 “오랜 시간동안 이룬 일이어서 그저 기쁠 뿐”이라며 소감을 아꼈다. 그러나 독일과의 결승전에 대해서는 “결승전은 브라질이 보여주는 가장 뛰어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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