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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31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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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세네갈의 경기를 이렇게 비유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에 모인 응원단을 봐도 프랑스는 거대한 골리앗이었다.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얼굴엔 삼색기로 페인팅을 한 프랑스 인들은 수십명씩 떼를 지어 다니며 “프랑스”를 연호했다. 역시 푸른색 옷을 입은 다수의 일본인들도 이에 가세했다.
반면 세네갈 응원단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었다. 겨우 10여명 정도가 세네갈 국기를 몸에 감고 노래를 불렀을 뿐.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1000여명의 프랑스 응원단은 오히려 위축됐다. 한국의 세네갈 서포터스 그룹이 준비한 노란색 티셔츠 4000장은 고스란히 한국응원단에 입혀졌고 경기장 남쪽 관람석은 세네갈을 대표하는 노란색 물결을 이뤘기 때문.
또 개막식 행사를 위해 관람객에게 나눠준 소고도 세네갈 편이었다. 노란색 티셔츠와 소고로 무장한 한국과 세네갈 다국적 응원단은 경기 내내 열광의 도가니였다.
100여명에 불과한 세네갈인 응원단도 어느새 한국의 ‘붉은 악마’식 응원리듬에 동화됐다.
전반 29분 세네갈이 선제골을 넣자 한국과 세네갈 다국적 응원단은 미친 듯이 소고를 두드리며 “세네갈”을 외쳤다.
북쪽 관람석에 자리잡은 1000여명의 프랑스 응원단들도 이에 질세라 목청을 힘껏 돋우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