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손정의-마이스키…세계의 VIP "한국으로"

  • 입력 2002년 5월 23일 18시 08분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제전 월드컵축구대회는 단순한 축구경기 차원을 뛰어넘는 ‘세계 평화와 인류화합의 무대’. 2002한일월드컵 개막 1주일을 앞두고 국제스포츠계 인사뿐 아니라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세계 경제의 리더들, 세계 문화의 중심인물들이 대거 월드컵의 현장에 집결하고 있다. 이들은 31일 개막하는 2002월드컵에 동참해 대회를 평화와 화합의 축제로 이끌 전망이다.》

라우 독일대통령(좌),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 세계정상-왕족-각료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찾을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 왕족, 각료 등 정상급 VIP들은 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 축제가 한편으로는 정상 외교의 장으로 활용된다는 얘기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월드컵 대회를 활용해 한국을 찾는 정상들과 개별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 및 양자협력 관계 등을 논의한다.

국가원수나 행정수반급 인사는 요하네스 라우 독일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 12명에 이른다. 이들은 31일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하거나 자국팀의 경기 일정에 맞춰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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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독립선포식을 가진 동티모르의 사나나 구스마오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세 라모스 오르타 외무장관과 함께 방한한다. 21세기 첫 독립국가 수장으로서 독립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해외순방에 나선 것은 동티모르의 독립을 적극 지지한 한국에 대한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내달 4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폴란드전에 맞춰 입국하며 독일의 라우 대통령은 내달 27일 공식실무 방문 형식으로 입국한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도미니카연방, 팔라우, 벨리즈, 나미비아,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의 총리는 각각 개인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다. 지난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인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총선일정 때문에 방한 여부가 유동적이다. 영국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앤드루 왕자도 국내사정상 방한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달 초 현직에서 물러난 코스타리카의 미겔 앙헬 로드리게스 전 대통령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 등 전직 정상급 인사들도 방한한다.아키히토(明仁) 천황의 4촌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축구협회 명예총재는 일본 황족으로서는 광복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브루나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덴마크 등의 왕족들도 방한한다.이밖에 페루 몽골 등 각국의 각료급 인사 30명도 한국을 찾아 양자 외무회담 등을 갖고 교류협력 확대 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헬무트 판케 BMW회장(좌)
커크폰드 페어차일드 회장

◆ 지구촌 CEO

이번 한일 월드컵 기간에는 세계의 내로라 하는 거물급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을 대거 방문할 예정이어서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들은 국제 비즈니스계의 귀빈(VIP)들을 초청해 월드컵을 ‘비즈니스의 장(場)’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50여명의 글로벌 CEO들을 초청, 한국경제를 널리 알리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산자부 초청으로 방한할 예정인 주요 CEO는 헤닝 슐트 놀르 알리안츠 회장, 헬무트 판케 BMW 회장, 제라드 클라이스터레이 로열필립스 회장,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방크 회장, 커크 폰드 페어차일드 회장, 게리 앤더슨 다우코닝 회장 등이다.

또 올란도 아얄라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폴 챈 컴팩 수석부사장, 글렌 틸튼 셰브론 텍사코 부회장, 베르너 바우어 네슬레 부회장 등도 방한할 예정.

산자부는 월드컵 개막 전날인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초청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월드 비즈니스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 2002’를 갖고 한국의 투자여건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전경련도 6월 3∼5일 토머스 어셔 US스틸 회장, 윌리엄 오벌린 보잉인터내셔널 사장 등 한미 재계인사 45명이 참석하는 한미 재계회의를 연다.

전경련은 서울에서 회의를 가진 뒤 미국측 인사들과 함께 5일 수원에서 열리는 미국-포르투갈 경기를 VIP석인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하기로 했다.

또 주한 미국상공회의소는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유치하려는 한국 정부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의 아태지역 본부장들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독일 축구영웅 클린스만(위)
제프 블래터 FIFA회장

◆ 직접 보게 될 왕년의 스타

2002한일월드컵을 주관할 ’축구 대통령’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과 ’스포츠 대통령’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지구촌 스포츠를 움직이는 ’거물’들이 속속 서울에 입성하고 있다.

또 펠레(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미셸 프라티니(프랑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등 역대 월드컵 축구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FIFA 회장 재선을 노리는 블래터 회장이 22일 입국한 가운데 블래터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회장이 조만간 입국할 예정으로 있고 25명의 FIFA집행위원들이 모두 서울행을 서두르고 있는 등 대회 개막이전 FIFA본부가 완전히 한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세계 스포츠계의 ’수장’인 로게 IOC 위원장은 28일 서울에 도착한다. 로게 위원장은 IOC 일정상 29일 열리는 FIFA 총회만 지켜본 뒤 곧바로 출국한다.

그러나 IOC는 케반 고스퍼 부위원장(호주)과 이가야 치하루 위원(일본) 등 4명의 위원을 파견해 지구촌 최고 스포츠 축제를 축하해줄 예정이다.

이밖에도 약 600여명의 FIFA 회원국 대표들이 한국을 찾아 FIFA 총회에 참석한뒤 월드컵을 관전할 전망.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위)
프랑스 테너 알라냐

◆ 문화 예술계 거물들

월드컵을 맞아 학계와 문화예술계에서도 세계적 명사들이 방한한다. 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는 30일 월드컵 전야제에 참가해 축시를 낭송한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자크 아탈리 전 유럽은행 총재, 한스 쾰러 IPO(국제진보기구) 회장,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외무부장관, 아돌프 오기 유엔 사무총장 특보(전 스위스 대통령),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국대사 등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ASEF(아시아유럽재단·싱가폴 소재)의 주관으로 6월1일 오전 10시∼12시반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문화와 민족간 이해 증진에 관한 월드컵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음악인으로는 부부 성악가인 이탈리아 출신 프랑스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루마니아 소프라노인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가 가장 주목을 끈다.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들의 듀오 콘서트는 최고 30만원이라는 국내 클래식 콘서트 사상 최고의 입장권 가격으로도 관심의 대상.

세계 1급 솔리스트인 바이올리니스트 슐로모 민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는 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과 함께 실내악 무대를 갖는다.

한때 구 동독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독일 출신의 지휘계 거장 쿠르트 마주어는 뉴욕 필하모니 상임지휘자로서의 임기 마지막 시즌을 맞아 월드컵 결승전 직후인 7월 1,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헬렌 황 협연으로 뉴욕필 내한콘서트를 지휘한다.

최근 축구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소림 축구’ 홍보 차 내한했던 홍콩의 인기 스타 저우싱츠(周星馳)는 월드컵 기간에 맞춰 내달 2일 경 다시 방한, ‘월드컵 특수’를 노린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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