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신화로 남은 '인간새' 붑카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44분


'장대 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붑카(가운데)
'장대 높이뛰기의 전설' 세르게이 붑카(가운데)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37·우크라이나)가 18년만에 비상을 멈추고 날개를 접었다.

5일 고향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열린 ‘붑카 장대높이뛰기대회’. 붑카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이 대회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고 필드를 떠났다. 이날 경기장엔 6000여명의 홈팬이 몰려와 ‘영웅’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붑카는 “즐겁기도 하지만 아주 슬픈 하루다. 선수생활을 끝낸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하지만 내가 계속 지도자나 스포츠행정가로서 스포츠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서 또다른 기쁨을 찾는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운영위원으로 선출된 붑카는 “이제 국제 체육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83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9세의 어린 나이로 5m70을 넘어 우승한 그는 이후 97년 아테네대회까지 세계선수권 6연패를 달성했고 사상 첫 6m벽도 돌파했다.

또 84년 5m85로 세계기록을 작성한뒤 94년 7월까지 무려 35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치워 ‘신기록의 사나이’로 불렸다. 붑카가 94년 7월 이탈리아 세스트리에에서 수립한 세계기록(6m14)은 지금까지도 넘지 못할 ‘벽’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구 소련의 보이코트로 84년 LA올림픽에 불참한 붑카는 88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이후 3회 연속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악재’에 시달리며 더 이상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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