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여자 핸드볼 후반 혼신의 추격 무위로

  • 입력 2000년 9월 29일 17시 42분


핸드볼에도 농구처럼 ‘노 룩(No look) 패스’가 있다.

시선은 다른 곳으로 두면서 공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건네줘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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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훈감독 인터뷰

29일 여자핸드볼 준결승에서 한국과 맞선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팀 덴마크는 수시로 ‘노 룩 패스’ 등 개인기를 발휘해 한국수비진을 일찌감치 무너뜨렸다.

주포 카밀라 안데르센과 가운데 포스트에 선 캐거 통예, 베스테거 메트 등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1대 1, 또는 2대 1 돌파로 나선 덴마크 선수들에게 한국은 속수무책.

전반 15분에 이미 4―10. 11분을 남겨두곤 한꺼번에 2명씩이나 퇴장당하는 바람에 실점이 늘어났다. 수비가 흔들리자 공격 역시 풀리지 않았다.

예선리그와 8강전 등 5경기에서 47골을 기록했던 골게터 이상은은 페널티 드로우만 4골을 넣었을 뿐 9m라인 근처의 중거리슛 5개 중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전반전까지 11―20으로 무려 9점차.

한국에게 기회는 딱 한번 왔다. 후반 들어 공격의 조직력이 살아나며 연속 7득점, 역전의 실마리를 잡았다.

당황한 덴마크는 공격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며 10분 동안 단 1득점. 기적 같은 역전승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18―21 상황에서 왼쪽 사이드를 파고들던 한선희가 실책으로 공격권을 넘겨준 뒤 뼈아픈 연속 2실점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3―37로 패한 뒤 설욕을 별렀지만 또다시 29―31로 패배. 이로써 84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은메달 이후 88서울,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한 한국여자핸드볼은 88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기며 올림픽 5회 연속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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