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경완 30호 작열 "홈런왕 따라와봐"

  • 입력 2000년 8월 2일 22시 24분


이래도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우길 수 있을까.

‘못말리는 포수’ 현대 박경완(28)이 가장 먼저 30호 홈런고지를 밟았다.

2일 광주 해태와의 원정경기.

박경완은 2회 해태 투수 오철민의 130㎞짜리 몸쪽 직구를 좌중간 담장으로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2위인 삼성 이승엽(28개)과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시즌초부터 꾸준한 타격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박경완은 후반기 들어서 더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포수 홈런왕을 예감케 하고 있다.월 에 5홈런을 날린 박경완은 5월에 10개를 몰아친뒤 6월 8개, 7월 6개를 때려낸뒤 2일 30호 홈런에 도달했다.

그동안 인터뷰때마다 “이승엽 같은 선수가 슬러거지,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안방을 지키는 게 내 임무”라고 겸손을 보인 박경완은 이제 슬며시 욕심을 부려볼만한 때가 됐다.

현대는 해태와의 연속경기에서 1차전 10―2,2차전 11―2로 연승을 거두며 8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1차전에선 신인 신철인이 마운드를 지켰고 2차전에선 최근 5연승으로 완전히 투구감각을 되찾은 임선동이 7이닝 10안타 2실점으로 버텨 승리를 따냈다.

이날 프로야구에선 기록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기록제조기’ 한화 장종훈은 대전 LG전에서 사상 첫 900득점에 성공.7회 볼넷으로 나간 장종훈은 9번 허 준의 2루타때 대망의 900득점째 홈을 밟았다.하지만 경기는 LG의 11―4 승리.LG 외국인 투수 해리거는 선발 7과3분의2이닝 동안 7안타 4실점으로 호투,12승(7패)으로 다승부문 공동 2위로 점프했다.

해태 홍현우는 프로 3번째 700 4사구를 기록했고 현대 전준호는 4회 왼쪽 안타로 출루한뒤 2번 박종호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쳐 10년 연속 두자리 도루로 ‘대도’의 명성을 쌓았다.김재박 이순철에 이어 프로 3번째.

잠실에선 두산이 베테랑 이광우를 앞세워 SK를 7―2로 간단히 눌렀다.이광우는 9이닝 동안 완투하며 5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투혼을 발휘했다.

대구에선 롯데와 삼성이 4시간2분간의 접전을 펼쳤으나 4―4로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시즌 6번째 시간제한 무승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3승4패로 롯데에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내준 뒤부터 ‘거인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도 6회까지 4―1로 앞서다 후반 뒷심이 부족해 눈앞의 승리를 놓쳤다. 롯데는 7회 5안타를 몰아치며 단숨에 3득점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삼성은 올시즌 롯데와의 상대전적 5승1무10패로 절대열세.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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