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지네딘 지단, 프랑스축구 "예술총감독"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프랑스 축구는 '10번 축구'.

프랑스 축구는 한마디로 플레이메이커의 축구다. 프랑스인은 체구가 작다.건장한 체구의 영국 독일인과 같은 파워축구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게다가 프랑스는 대대로 특출난 골잡이도 나오지 않았다.그래서 택한 것이 기술축구.

기술축구의 핵심은 강철같은 허리다.그리고 바로 그 자리엔 어김없이 백넘버 10번을 달고 있는 야전사령관이 버티고 있다.84년 유럽선수권땐 그 자리에 미셸 플라티니가 10번을 달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지휘아래 우승했다.지금은 역시 10번을 달고 있는 지단이 있다.그래서 프랑스 축구는 '10번 축구' 즉 지단의 축구 다.튼튼한 미드필드를 축으로 공격할때는 순식간에 부챗살처럼 퍼지고 수비할땐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며 움츠러 든다. 공격과 수비가 고무줄처럼 신축적이다.지단은 공을 잡는 순간 이미 공을 어디에 줄지 훤히 꿰뚫고 있다.상대가 잠시 지단의 발놀림에 한눈이 팔리면 그 순간 공은 빈 공간으로 뛰어드는 동료의 발끝에 가 있다.

지단의 지휘는 늘 상대의 허를 찌른다.골잡이 앙리에게 수비를 지시하는가 하면 때론 수비수 블랑에게 최전방 공격을 하게한다. 지단이 자로 잰 듯이 정확하게 이들의 발등에 얹어주는 패스를 할 수 있는 것도 다 이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때문이다.

프랑스 축구는 꼭 뛰어야 할때만 뛴다.힘을 허비하지 않는다. 지단을 축으로 각 포지션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만큼 체력손실이 적다.일본이 나카타중심의 축구를 하는 것도 바로 프랑스를 본땄기 때문이다.

지단의 프랑스는 29일 이번대회 돌풍 포르투갈을 연장전 끝에 2-1로 꺾고 마침내 결승에 올랐다.만약 프랑스가 '작은 월드컵'이라 불리는 이번 유럽선수권까지 제패하면 98월드컵에 이어 축구 천하통일 을 이루게 된다.그리고 그것은 지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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