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레지스터핑]김미현 6위 "다음엔…"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아니카 소렌스탐(30)과 샬로타 소렌스탐(27). 스웨덴 출신으로 미국LPGA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살 터울의 세계적인 ‘자매 골퍼’다. 두 선수 모두 미국에서 골프 명문 대학을 다닌 ‘유학파’. 아니카는 애리조나대를 졸업했고, 샬로타는 텍사스대를 나왔다. 대학 시절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스웨덴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것은 아니카와 샬로타의 공통점.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는 이들 자매의 ‘명암’이 엇갈렸다.

언니 아니카는 94년 신인상을 받은 뒤 이듬해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며 여자 프로골프계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아니카는 95년, 96년 US여자오픈에서 2연패하는 등 LPGA투어에서 통산 19승을 거뒀다. 이에 비해 샬로타는 96년 가을 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그저 ‘아니카의 동생’ 정도로만 알려졌었을 뿐.

그런 샬로타가 20일 마침내 ‘언니의 그늘’을 벗어났다. 샬로타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레거시 골프리조트(파72)에서 벌어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대회에서 캐리 웹(호주)과 언니 아니카를 각각 2, 3위로 밀어내고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샬로타는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웹과 아니카는 각각 10언더파 278타와 7언더파 281타.

언니 아니카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승리를 확정지은 샬로타를 그린에서 끌어안고 축하를 전했고, 샬로타는 감격에 겨운 듯 한동안 언니 품에서 울먹였다.

한편 3라운드까지 선두와 2타차로 ‘시즌 첫 승’을 바라봤던 김미현(23·-016·한별)은 이날 1오버파 73타를 치는 바람에 공동 6위로 떨어졌다. 김미현은 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9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했고 17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해 2오버파까지 떨어졌다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김미현은 마지막 라운드 부진으로 우승을 놓쳤지만 올시즌 두번째 ‘톱10’ 진입으로 남은 시즌의 순항을 기대하게 했다.

박세리와 박희정은 이날 나란히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59위가 됐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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