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서기복 『2년전 악몽 되풀이 않겠다』

  • 입력 1999년 3월 9일 19시 48분


“2년전 악몽은 정말 생각하기 싫어요.”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의 ‘게임메이커’ 서기복(20·연세대).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축구대회(4월4∼25일)를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들어간 한국청소년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세계대회에 연속 출전하는 그가 요즘 동료들에게 강조하는 말은 “절대 자만하지 말자”는 것.

서기복은 97년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했다.

현 올림픽대표인 박진섭 이관우 조세권 심재원 등이 당시 청소년대표였을 정도로 화려한 멤버였고 83년 멕시코 대회 때의 4강 신화를 재현하자며 기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막상 브라질 프랑스 등 강팀들과 맞붙은 결과는 참담했다.

“처음에 서너골을 먹고나니 발이 붙어버려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10골을 빼앗겼다”는 그는 당시 귀국 후 한동안 멍한 상태로 집에만 있었다.

부평 초중고를 거쳐 연세대에 입학할 때까지 96년 대통령금배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려온 그에게 세계청소년대회의 참패는 충격적이었던 것.

1m72, 63㎏으로 체격은 그리 큰 편이 아니지만 드리블과 패싱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하던 그였지만 브라질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에는 입이 벌어질 지경이었다.

이후 2년동안 서기복은 팀훈련이 없을 때도 혼자 인천 집근처의 청천초등학교에서 개인훈련으로 기량을 늘리는데 집중을 해왔다.

서기복은 8일 구리의 LG전용구장에서 열린 안양 LG와의 평가전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LG 수비수의 자책골을 유도해내 1대0으로 이기는데 수훈을 세웠다.

그는 “이번 세계대회에서는 2년전 처럼 맥없이 패하고 돌아오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