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김응룡감독 『종범이가 그리워』

  • 입력 1998년 4월 22일 19시 45분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 이종범(28·주니치 드래건스)이 빠진 자리가 이렇게 클줄이야.

해태 김응룡 감독의 심기가 불편하다. 이종범 대신 기용한 선수들이 모두 ‘준비되지 않은 톱타자’들이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21일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톱타자에 장성호(11, 15일)→송구홍(16일)→장성호(17일)→김창희(18∼20일)를 번갈아 넣었다. 대타로도 이경복 김태룡을 썼다.

그래서 김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단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장성호는 방망이는 괜찮은데 발이 느려. 송구홍은 발은 빠르지만 야구 센스가 떨어지구. 김창희는 타격과 발 모두 괜찮지만 톱타자 보단 클린업트리오에 놓아야 되는 데….”

이는 해태가 득점에서 8개 구단중 최하위(24점)에 떨어지는 것으로 바로 연결됐고 중간순위에서도 꼴찌(2승5패).

출루만 하면 내야를 헤집고 다니며 후속 타자의 안타 없이도 점수를 뽑아내던 지난날 이종범이 너무 그리운 대목이다.

김감독은 시즌 개막전 김종국에게 이종범의 역할을 맡길 작정이었다. 3년차인 김종국은 타격은 시원치 않지만 수비와 주루 능력은 이종범과 엇비슷했다.

김종국은 독한 마음을 품고 동계훈련에서 방망이를 열심히 휘둘렀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결국 김종국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김종국의 타율은 19타수 4안타(0.211). 그나마 팀내에서 유일하게 도루를 하나 해낸 것이 위안거리.

야구해설가 허구연씨는 “이종범은 이기는 야구를 만들어갔다. 1점이 필요할 때 꼭 해냈는데 그를 이을 재질을 갖춘 선수가 해태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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