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축구표 암거래,PC통신서 기승…최고 20배 팔려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한국팀의 본선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월드컵축구 최종예선 한일전(11월1일)을 앞두고 암표상들이 PC통신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26일 현재 하이텔 나우누리 등 국내 PC통신망의 중고품 매매코너에는 한일전 입장권을 팔겠다는 글이 10여건씩 올라 있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높은 값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선착순으로 팔겠다」느니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팔겠다」느니 하면서 표를 구하지 못한 축구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반면 「내가 표를 구해야만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이 띄워놓고 「낙점」받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각 통신망에 30∼50명이나 된다.

한 나우누리 가입자는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꼭 축구경기를 보고 싶다』며 『지난번 예매때 새벽부터 줄을 서고도 구하지 못한 표를 7만∼10만원에 사겠다』고 애원했다.

이렇게 해서 형성되는 입장권의 가격은 액면가의 최고 15∼20배.이런 들뜬 분위기 속에 경기장 밖에서도 한일전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비법을 전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한 하이텔 이용자는 『잠실경기장 근처에 설치된 멀티비전을 보면 경기의 흐름을 경기장에서보다 잘 파악할 수 있고 경기장 함성도 들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귀띔했다.

경찰 관계자는 PC통신을 이용한 암표매매에 대해 『경기장 주변에서 이뤄지는 암표매매와 다르지 않아 경범죄처벌법을 적용, 처벌할 수는 있지만 거래가 은밀히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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