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열기,주말풍경 바꿔놨다…모임취소등 잇따라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월드컵축구가 주말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4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을 시작으로 △11일 카자흐전 △18일 우즈베크전 △11월1일 일본전 △8일 UAE전이 모두 토요일에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주말에 낚시와 등산 등을 즐기는 사람들은 축구경기시간을 피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결혼식장과 공연장 등에는 하객과 관객이 줄어들어 난감한 분위기. 매주 토요일 오후에 출발, 주말 밤낚시와 등산을 즐기던 대부분의 모임은 출발시간을 늦추거나 일요일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있다. 샘낚시회는 11일 오후 평소처럼 충남 태안으로 밤낚시를 갈 예정이었지만 축구경기 때문에 밤12시로 출발시간을 늦췄다. 박승범(朴勝範·55)회장은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축구중계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을철을 맞아 야유회와 주말등산을 계획했던 직장인들도 일정을 조정해가며 축구경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 11일 오후 북한산 주말 등산에 나섰던 대상의 수출팀 30여명은 축구중계에 맞춰 일찍 하산했다. 이들은 하산한 뒤 대형TV가 있는 음식점에서 함께 응원하면서 단합의 시간을 즐겼다. 연극무대가 몰려 있는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는 축구경기가 열리는 토요일 오후마다 대형TV를 설치한 카페와 술집은 사람들로 붐비고 공연장은 관객이 줄어 울상을 짓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잠실에서 한일전이 열릴 11월1일 결혼식을 올리는 김종훈(金鍾勳·30)씨는 오후3시에 경기가 시작되는데 결혼식이 1시여서 고민이다. 피로연장에 대형TV를 설치하는 방법을 생각중이라는 김씨는 『결혼식이 축구경기와 겹쳐 고민이긴 하지만 한국팀이 숙적 일본을 다시 꺾어만 준다면 평생 잊지못할 결혼기념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