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환수기자]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한국 마라톤의 대들보 이봉주(27·코오롱)의 국내훈련 일정이 확정됐다. 종착역은 다음달 16일 경주에서 열리는 97동아국제마라톤겸 제68회 동아마라톤대회.
이봉주는 우선 설연휴마저 반납한 채 자동차들이 빠져나간 텅빈 서울거리를 이용, 도로훈련을 할 예정. 한국신기록 경신을 선언한 새해 첫 대회를 맞는 각오가 그만큼 비장하다는 얘기다.
그런 다음 이봉주를 비롯, 김이용 김완기 손문규 김용복 등 동아국제마라톤에 출전하는 코오롱사단 5인방은 오는 12일 정봉수감독과 함께 경북 김천시로 떠난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찾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말 그대로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 20㎞,오후 30㎞ 등 하루 최소 50㎞씩 달려 모두 1천㎞의 거리훈련을 소화해낼 계획. 25일간의 시드니전훈 성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봉주는 김천에서 구간별 레이스 운영방법을 총점검한다. 마라톤에서 가장 힘들다는 20∼25㎞구간의 주파시간은 15분40초로 잡았다.
경주 국제코스의 오르막길인 25∼35㎞구간은 이봉주에게 있어선 고비이자 최대 승부처. 막판 스퍼트가 강한 그는 이 구간에서 라이벌은 물론 기록과의 싸움도 벌여야 한다. 이를 위해 김천의 언덕길은 이봉주가 흘릴 구슬땀으로 흠뻑 젖게 된다.
다음달 4일 일시 상경하는 이봉주가 경주에 입성하는 날은 대회 나흘전인 3월12일. 경주 국제코스는 이제 눈을 감고도 알 정도이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적응훈련은 컨디션 조절을 하는 정도.
식이요법은 대회 20일전쯤인 2월하순부터 시작한다.육상선수 출신인 김순덕총무가 육류와 짜고 매운 음식을 제외한 깔끔한 식단을 짜게 된다.
한편 이번 시드니전훈은 해안의 산소부족증과 장마비때문에 제대로 못했지만 고산지대와 같은 불모지 적응에는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다는 게 정감독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