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한 가짜 광주일보 지면.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에서 지령받은 간첩들이 무기고를 탈취해 계엄군을 공격했다고 적고 있으나 1980년 당시 광주일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SNS 캡쳐. 2026.5.21 ⓒ 뉴스1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사건으로 왜곡한 가짜 신문 이미지를 인공지능(AI)으로 제작·유포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은 6일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허위 사실이 담긴 광주일보 사칭 신문기사 이미지를 최초 제작·유포한 20대 남성과 중간 유포자 등 모두 6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 20대 남성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제작한 가짜 신문 이미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재유포한 50대 여성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5월 18일 AI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5·18, 북에서 지령 받은 간첩들 무기고 탈취, 계엄군 무차별 공격’이라는 제목의 허위 신문기사 이미지를 제작한 뒤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이미지는 마치 1980년 5월 20일자 광주일보 신문인 것처럼 꾸며졌으며, ‘북한군이 광주에 투입돼 무기고를 탈취하고 있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됐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SNS 게시물 분석과 통신·계정 추적, 압수수색 등을 통해 유포 경로를 추적한 끝에 지난 3일 이 남성을 검거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를 계속 시청하면서 5·18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들의 소행이라고 믿게 됐다”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게 하고 싶어 AI 앱으로 허위 신문기사를 만들어 유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 압수물 분석을 통해 추가 범행과 공범 여부, 배후 개입 가능성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광주일보는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으로 전남매일신문과 전남일보가 강제 통합된 뒤 1980년 12월 1일 창간됐다. 가짜 신문에 표기된 1980년 5월 20일 당시에는 광주일보가 아직 창간되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1980년 5월 20일은 광주일보의 전신인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이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항의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제작 거부에 나선 날이기도 하다.
당시 기자들은 사직서에서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악의적·조직적 허위정보와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중간 유포자는 물론 최초 제작·유포자까지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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