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간병비 건보 적용 시범사업에 1, 2등급 요양병원만 포함”

  • 동아일보

정부, 당초 1∼3등급서 축소 가닥
업계 “1, 2등급은 중환자 비율 낮아
간병 필요한 환자들 혜택 못볼수도”

서울의 한 노인요양센터를 찾은 면회객들이 입원 중인 가족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자료사진) 2022.6.20 뉴스1
서울의 한 노인요양센터를 찾은 면회객들이 입원 중인 가족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자료사진) 2022.6.20 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시범사업’을 요양병원 급여 적정성 평가 1, 2등급 기관에만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인력 확보와 의료의 질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관을 급여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선 “1, 2등급 중엔 중환자 비율이 낮은 병원이 많아 정작 간병이 필요한 환자가 많은 곳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시범사업을 도입할 예정이다. 중증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의료필요도 ‘최고도’ ‘고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환자에게 건강보험으로 간병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20%대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초 올해 요양병원 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1∼3등급을 받은 기관을 간병비 급여화 시범사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가에서 전체 요양병원 중 1∼3등급이 992곳(74.9%)에 이르자 대상을 2등급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부실 요양병원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 등을 우려해서다. 해당 평가에서 1, 2등급 기관은 총 684곳이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개 평가 지표 중엔 환자의 거동 능력을 평가하는 일상생활수행능력(ADL) 개선 비율, 중등도 이상 통증 개선 환자 비율, 지역사회 복귀율 등이 포함되는데 이런 항목은 중증환자가 많을수록 점수를 받는 데 불리하다. 서울 도봉구의 한 요양병원장은 “간병비 지원 대상인 의료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많이 보는 병원들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병비 급여화 기관 선정 기준이 정부의 요양병원 호스피스 확충 정책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간병비 급여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특화 모델을 만들어 병상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성국 수원효요양병원장은 “호스피스를 받을 수준의 환자는 거동 능력이 회복되기 어려운데, 이런 환자를 많이 받으면 적정성 평가 등급이 높지 않다”며 “평가 기준을 개선한 뒤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시범사업 운영 기관 선정 기준이 유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병비 급여화 대상을 적정성 평가 1, 2등급 병원으로 제한하기보단 인공호흡기 착용 환자 수 등을 고려해 진짜 의료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공청회를 열고 시범사업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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