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의 33년 차 특수교사 인터뷰
신발 갈아신기-가방 정리하기 등
맡은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 교육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도와
“특수교육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다른 사람과 같이 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스승의 날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경운학교에서 만난 박성의 특수교사(55·사진)는 자신의 교육 신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혼자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특수아동과 매일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직업 특성상 중도에 그만두는 특수교사가 적지 않은데, 박 씨는 경력 33년 차의 흔치 않은 ‘베테랑 교사’로 꼽힌다.
박 교사가 담임을 맡은 4학년 1반에는 규칙이 있다. 스스로 입은 옷 정리하기, 신발 갈아신기, 가방 정리하기다. 박 교사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끝까지 가르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학기 초 규칙에 거부감을 나타내던 아이들은 이제 등교 후 먼저 사물함에 외투와 가방, 신발을 정리한다. 박 교사는 “특수아동들은 낯선 환경에서 두려움 때문에 공격적으로 변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며 “낯선 상황이 닥쳐도 아이들이 사회 규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함께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 마음까지 어우르는 ‘왕언니’로 불린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공감은 온몸으로 해야 한다’는 글귀가 저장돼 있다. 자녀 문제로 힘들어하는 학부모들을 생각해 직접 적은 문구다. 자녀 건강 문제나 집안 문제 등 쉽게 터놓고 말하기 힘든 학부모를 위해 직접 상담사 역할을 자처한다고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박 교사는 “동네 친한 언니처럼 학부모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면서 “10여 년 전엔 친구로 불렸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 왕언니가 됐다”며 웃었다.
33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박 교사의 기억에는 수많은 학생이 남아 있다. 그중엔 불안 정도가 극심해 등교 자체가 어려웠던 학생도 있었다. 학교에 발 딛기조차 어려웠던 이 학생은 1학년 때부터 담임으로 박 교사를 만나 점차 학교에 적응해 갔다.
박 교사는 “학부모 입장에서 조급함을 느낄 수 있지만 단 5분이라도 책상 앞에 아이가 앉아 있다면 성공이라고 거듭 안심시켰다”며 “점차 교사와 손을 잡고, 같이 급식을 먹고, 등교도 무서워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교사는 처음 교단에 서게 된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특수교육 환경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교사는 “교사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더 많은 특수아동들이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