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도지사(오른쪽)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내 동원글로벌터미널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두 단체장은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자치권 보장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현재 권역별로 추진 중인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과 관련해 경남도가 정부 발의의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마다 제각각인 특별법안을 발의하면서 생기는 소모적인 형평성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통일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일 서울에서 열린 행정통합 관련 5개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행정통합은 중앙정부 권한 사항인데도 정부 차원의 간담회나 공청회 등 충분한 논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통합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위상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기본틀을 정부 발의로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경남도는 현재 발의된 행정통합 특별법안들이 통합 지방정부에 실익이 없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자치 조직 및 인사권 등의 자율권 확대와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같은 핵심 권한 이양 의지가 미흡하다는 것. 경남도 관계자는 “대전·충남의 경우 지역이 요구한 257개 특례 중 55개가 수용되지 않고 136개가 축소되는 등 중앙정부의 수용 의지가 낮다는 점이 나타났다”며 “지역마다 기준이 달라 광주·전남은 공공기관 2배 우선 배정을 명시한 반면 대전·충남은 재량 규정으로 자치권을 오히려 축소해 형평성 논란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행정통합 기본법 내용에 ‘자주재정권’ 확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이 자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 대 4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게 경남도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역 내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30% △부가가치세 5% 등을 지방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도와 부산시가 추진 중인 ‘부산경남특별법’에도 국세 이양 확대를 골자로 한 재정 자율성 확대 내용이 핵심으로 담겼다. 도 관계자는 “‘5% 지방자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국가정책은 원칙적으로 중앙정부가 재원을 전액 부담해 직접 수행하는 한편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보조하는 경우의 재정지원은 완전한 포괄 보조 형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연간 약 7조700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주민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주민 삶에 직결된 중대 사안인 만큼 주민 의사를 묻는 게 당연하다는 취지다. 통합 이후 명칭이나 청사 위치 등을 둘러싼 갈등 비용이 정부 제시 인센티브 20조 원을 훨씬 웃도는 수십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지난달 경남도가 실시한 행정통합의 최종 결정 방식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7%가 ‘주민투표’를 가장 바람직한 절차로 선택했다. 박 지사는 “행정통합을 위한 주민투표는 정부의 권한으로 경남도에서 직접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정부에서는 명확한 자치권 제시와 함께 조속히 주민투표 요구를 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추진 중인 광역통합이 단순한 행정 조정을 넘어 지방분권 실현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완전한 지방정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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