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 실패하며 18년째 방치
최근 업체서 K팝 공연 제안 보내
대형 공연장 조성 시험 무대 될 듯
소멸 위기 부산 원도심 부흥 기대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의 핵심 지구인 둥근 형태의 랜드마크 부지(11만3300㎡). 투자자를 찾지 못해 18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최근 K팝 공연 등 대형 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K팝 공연 등이 가능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곳은 11만3300㎡ 규모의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 핵심 공간이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18년째 나대지 상태로 방치돼 있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랜드마크 부지에서 불꽃축제와 애니메이션 갈라쇼 등을 결합한 K팝 공연을 개최하고 싶다는 업체의 제안서를 받아 논의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부지 개발이 진행되기 전인 만큼 임시 공연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북항 재개발 구역 내 주차장 부지 등에서 문화 행사가 열린 적은 있지만, 랜드마크 부지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향후 랜드마크 부지가 K팝 공연장으로 활용 가능한지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동구에 사는 전모 씨(37)는 “집 근처인 북항에 인파가 몰리면 침체된 부산 원도심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구 등 부산 원도심 지역은 인구 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수년째 민간사업자를 모집해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2년 8월 첫 입찰 공고를 냈지만 한 업체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2023년 2차 공고에는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사업자 모집에 실패했다.
사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등 악재가 겹친 것도 개발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
북항 랜드마크 공연장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주부 김지연 씨(40)는 “아이돌을 꿈꾸는 딸이 공연을 보러 서울·경기로 가고 있는데, 부산에서도 슈퍼스타를 초청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이 조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 씨(50)는 “BTS가 3월 서울 공연 장소로 광화문광장을 택했듯이, 6월 부산 공연은 부산을 상징하는 북항에서 열리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권도 힘을 싣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동)은 최근 항만공사가 항만 재개발 사업 구역 내 상부 시설(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개발하거나 분양·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재개발법 및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공이 핵심 개발 주체로 나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경우 땅값만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공공의 개발 참여가 제한돼 민간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곽 의원은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활용 방안으로 ‘K팝 글로벌 공연장’ 조성을 제안했다. 곽 의원은 “북항은 부산역, 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해 해외 팬들이 항공과 크루즈로 접근하기에 최적의 입지”라며 “도쿄와 상하이, 동남아 등 아시아 팬들이 집결하는 K팝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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