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기 대학 동기에게 투자 수익을 빌미로 5년간 약 57억 원을 편취한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가해자는 편취금을 ‘채무 돌려막기’에 탕진했으며 기소 직전 음주운전까지 저질렀다. 챗GPT로 생성한 사진.
대학 교정에서 시작된 ‘30년 우정’이 돈 앞에 무너졌다. 부동산 투자를 빌미로 대학 동기의 자금 57억 원가량을 가로챈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6일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54)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사기극은 2018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대학 동기인 B 씨에게 접근해 토지·상가 매입, 주택 청약·경매 등 부동산 투자 자금을 빌려주면 수익을 얹어 돌려주겠다며 꼬드겼다.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의 말을 믿었던 B 씨는 2023년까지 총 56억9200여 만 원을 A 씨에게 건넸다. 이후 B 씨가 채무 상환을 요구하자, A 씨는 부동산 투자와 청약 등 각종 핑계를 대며 변제를 미뤄왔다.
● 투자 아닌 채무 돌려막기에 사용
조사 결과, A 씨는 이 돈을 투자가 아닌 기존 채무를 갚는 ‘돌려막기’에 전액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의 신뢰를 자신의 파산을 막는 방패막이로 삼은 셈이다.
A 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를 앞둔 시점에서도 자숙하기는커녕, 운행정지 명령이 내려진 차량을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결국 A 씨는 음주운전 혐의까지 더해진 병합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방법원. 뉴시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동종 전과가 수차례 있음에도 범행을 반복한 점을 볼 때 법 경시 태도가 매우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와의 금전 거래가 장기간 이어지며 장부상 피해액이 실제보다 다소 과도하게 산정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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