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 우려 땐 인근 헬기 즉시 투입

  • 동아일보

산림청, 신년 5대 과제 발표
부처 협력 강화, 산불 공동 대응
산림헬기 2035년까지 70대 확충
우울증-자살 치유 프로그램 운영

산림청은 5일 충남 청양군에서 2026년 시무식을 열고 산림재난 총력 대응을 결의했다. 김인호 산림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산불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영농 부산물인 고춧대를 파쇄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산림청은 5일 충남 청양군에서 2026년 시무식을 열고 산림재난 총력 대응을 결의했다. 김인호 산림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산불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 영농 부산물인 고춧대를 파쇄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옛날에는 다 태웠지. 이제는 산불 걱정 없이 갈아서 퇴비로 써요.”

5일 충남 청양군 화성면 고추밭에서 만난 임일환 씨(69)는 영농 부산물 파쇄기를 돌리며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지난해 수확하고 남은 고추 줄기(고춧대)를 파쇄기에 넣었다. 파쇄기는 날카로운 톱 소리를 내며 성인 허리춤까지 오던 고춧대를 삼켰다가 순식간에 손톱 크기로 잘게 갈아 뱉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산불 279건 가운데 24건이 농산부산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로 인한 피해는 축구장(7140㎡) 7.7개를 합친 5.52ha(헥타르)다.

● 범부처 협력해 산불 적극 대응

이날 산림청은 충남산림자원연구소에서 2026년 시무식을 열고 산림 재난 총력 대응 결의대회를 했다. 현장에서는 영농 부산물 파쇄도 했다. 산불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영농 부산물 소각 문제의 인식을 높이고 전국 파쇄 캠페인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다.

산림청은 올해 화재, 사태, 병충해 같은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0’으로 줄이기 위해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김인호 청장은 신년사에서 산림 재난 총력 대응, 산림 치유, 임업 생산향상, 찾고 싶은 산촌 조성, 기후 위기 극복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국가 책임을 강화해 산불 대응에 나선다. 산불이 나면 범부처 공중 지상 진화 자원이 즉시 출동한다. 기관 구분 없이 산불 발생지 인근 최단 거리(50km 이내)의 가용 헬기가 투입된다. 지금까지 산림청은 넓이 1000ha 이상이나 2개 시도 이상 걸친 규모의 산불로 확산하기 전까지 개입할 수 없었다. 이제는 재난성 대형 산불이 우려되면 산림청장이 10∼100ha 규모의 소규모 산불이라도 지휘 체계를 가동한다. 관계 기관 진화 자원의 법적 동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산림재난방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산불 예방을 위해 민가 주변 산불 안전 공간을 지난해 20개에서 올해 120개로 늘린다. 전국 산림에 대한 산불 위험도 평가와 위험 지도를 구축, 공개한다. 2, 3월 집중된 영농 부산물 파쇄 지원은 가을철 수확기 이후로 앞당기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등이 범부처 합동으로 영농 부산물 파쇄 지원을 한다. 3월 첫째 주를 산불 조심 주간으로 지정한다.

산악 지형 특성을 반영해 고해상도 산악기상정보를 생산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산불 확산 예측을 고도화한다. 산림 헬기는 2026년 50대, 2035년 70대까지 확충하고 고성능 진화 차량과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인력도 늘린다. 산불 산사태 병해충으로 나뉜 재난 대응 인력을 9272명 규모의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하며 대전과 세종 일대에 ‘국립 산림재난안전 교육훈련센터’를 설립한다. 산불 조심 기간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상시 운영하고, 권역별 국가산불방지센터 2개소를 설치해 통합 지휘를 지원한다. 주민 대피계획 수립도 의무화해 지방정부 경찰 소방 등과 함께 초대형 산불 대응 훈련을 한다.

● 산림 치유 임업 생산 향상 지원

산림 치유를 강화하기 위해 자살 우울증 등 대상별 특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자살예방추진본부와 협업한다. 도심형 치유의 숲과 지역별 자연휴양림, 숲속 야영장 등 기반을 확충한다. 공공 다중시설과 국유지 등을 활용한 실내외 정원, 옥상정원 등 생활정원을 넓힌다.

임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도 늘린다. 산지 은행을 도입해 임업인 산림경영 참여와 산지 거래를 활성화한다. 임업 직불제 단가 현실화, 선택형 직불제 도입도 추진한다. 산촌 체험과 귀산촌을 촉진하기 위해 ‘산촌 체류형 쉼터’를 만든다. ‘5극 3특’ 권역별 최소 1개 이상 국가 정원 지정을 위한 수요 조사를 하고 정원 도시를 확대한다. 국토를 횡단하는 849km 길이 동서 트레일 조성도 이어간다.

심고 가꾸고 베고 이용하는 선순환 경영을 활성화하고, 기후재난에 강한 활엽수, 침엽수 혼합림을 늘려 탄소 흡수력을 높인다. 라오스, 베트남 등에서 해외온실가스감축사업(REDD+)을 추진해 국외 산림 탄소 감축량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김 청장은 “나무 시대에서 목재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국산 목재의 고부가가치 이용을 촉진하고 국내 목재산업 거점 확충과 노후 설비 개선, 목재 문화 확산 등 생산부터 소비까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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