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두 오른 ‘고령자 운전’…“운전면허 반납제 지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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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택시 운전사 종각역 사고에…‘운전면허 반납제’ 재관심
“사고 감소에 효과”…지원금 부족·대체 교통수단 지적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70대 택시 운전자가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에서 행인과 차량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반납제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유발한 교통사고가 늘면서 면허 자진 반납 유도책 등의 대책이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까닭에 미진한 반납률은 여전하단 지적이 나온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교통카드 지원사업’(운전면허 자진반납제)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 기준 2019년에 도입된 자진 반납제는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면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19일 서울연구원이 발행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지원사업의 효과분석과 발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2015년 전체의 9.9%(4158건)에서 2024년 전체의 21.7%(7275건)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수는 49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약 2배 늘었다.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고령 운전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상자 16명을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2024년 7월)와 13명이 죽거나 다친 제주 우도 렌터카 사고(2025년 11월) 등 60대 이상 운전자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 소식이 지속하면서 고령 운전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는 면허 자진 반납 유도책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2024년 기준 전체 고령자 사고 7275건 중 약 6.71%에 해당하는 523건을 예방하고 사고 비용은 약 163억 8000만 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민 반응 또한 대체로 긍정적이다. 조 모 씨(26·여)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50대 후반인 우리 아버지도 (추후) 반납 생각이 있다”며 “운전이 업인 분들은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75세 이상부터 3년에 한 번씩 보는 인지 선별검사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0대 운전자인 김 모 씨도 “(고령 운전자) 사고가 너무 잦아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데 급발진이 아니라 몸이 안 따라줬던 사람들이 많지 않았나”라고 했다.

도로교통공단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서 어르신들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도로교통공단 대전운전면허시험장에서 어르신들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다만 일각에서는 현행 지원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이후 7년간 누적 반납자 수는 총 12만 2135명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2년부터 연간 반납자는 2만 5000명 안팎으로 고령자 면허소지자 대비 반납률은 2.7~2.9%에 불과하다.

이에 지원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65세 이상 고령자 면허반납자 100명과 미반납자 400명을 대상으로 면허반납제에 대한 만족도 및 개선 요구사항을 확인한 결과, 개선 요구 사항으로는 ‘교통카드 지원금 확대’가 55.5%로 가장 많았고 ‘대체 교통수단 제공’(26.5%)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곽 모 씨(27·여)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실효성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은근히 많이 신청하지만 보상이랄 것이 교통카드에 현금을 충전해 주는 식이어서 막상 교환하고는 ‘이거 주려고 반납하라고 한 거야?’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운전 경력이 30년이 넘었다는 이 모 씨(57)도 “개인별로 상황이 다 다른데 ‘장롱면허’인 사람에게 저녁값 10만 원, 20만 원 주는 것과 운전이 업인 사람에게 같은 값을 주는 것은 다르지 않는가.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 모 씨(26·여)는 “할아버지도 70대 후반쯤 면허를 반납했지만 솔직히 서울이라 반납한 거지 지방은 대중교통이 힘들어서 (반납을) 잘 안 할 것 같다”며 “추가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금전적 인센티브 지원 이외에도 고령자 콜택시 셔틀형 이동지원 서비스 등 맞춤형 교통복지 강화를 통해 면허 반납 이후의 지속 가능한 이동권 보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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