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유족, 檢 일부 항소에 “선택적 반쪽 항소”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11시 10분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5/뉴스1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5/뉴스1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족 측이 검찰의 일부 항소에 “선택적이며 전략적인 반쪽짜리 항소”라고 반발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측 변호사인 김기윤 변호사는 3일 입장문을 내고 “검사가 과연 형사소송법상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낳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항소 시한 마지막 날인 전날 일부 항소했다.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고위 당국자들의 정책적 판단에 대한 수사 부분은 제외하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및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다하였는지, 나아가 그 이후 수사와 정보 공개 과정에서 조직적 은폐나 권한 남용이 있었는지가 중요 쟁점”이라며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 국가 책임을 가늠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면서 “이는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유족의 기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또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당대표 등 정치권 고위 인사들이 해당 사건의 기소 자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검찰의 이번 반쪽짜리 항소는 법리적인 판단이 아닌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4일 국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검찰은 반드시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한 사실이 있었다”며 “검찰이 박 의원을 항소 대상에서 제외한 결정이 과연 순수한 법리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 정치적 압박에 의한 것인지 스스로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2022년 감사원이 수사를 요청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인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남북 관계 악화를 우려해 피격 사실을 축소·은폐하고 ‘월북’으로 발표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2022년 12월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절차적인 측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허위가 개입돼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1심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일부 항소#반발#유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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