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저승사자’ 조승식 前 대검 강력부장 별세…영화 속 강골 검사 모델

  • 동아일보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30일 오전 별세했다. 뉴시스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30일 오전 별세했다. 뉴시스
‘조폭 저승사자’로 불린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3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3세.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1952년 충남 홍성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7년 사법시험 19회에 합격한 뒤 1979년 사법연수원을 9기로 마치고 같은 해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구·수원지검 강력부장을 지냈고, 검사장급인 대검 강력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을 맡았다. 인천지검장, 대검 형사부장을 역임한 뒤 2008년 검찰을 떠났다.

29년의 검사 생활 중 20년을 조직폭력배 소탕에 보냈다.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해방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라는 평이 자자했다. ‘조폭과의 전쟁’ 과정에서 부임 지역마다 폭력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수사 능력을 뽐냈다.

1988년 서울지검 특수1부 검사로 재직 당시 특수1부장이었던 심재륜 검사(전 부산고검장)와 호흡을 맞춰 호남 주먹의 대부 이육래 씨를 검거했다. 고인이 이 씨에게 받은 100장 분량의 자술서는 ‘깡패 수사의 교과서’로 회자된다.

서울지검 강력부 시절인 1990년에는 거물 조폭 서방파 김태촌 씨를 구속했다. 고인은 김 씨를 검거할 당시 직접 권총을 차고 체포 현장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외 부산 칠성파 이강환, 영도파 두목 천달남 등도 고인의 추적을 피하지 못하고 붙잡혔다.

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정치권 등 각종 외부의 압력이 있어도 원칙대로 처리하는 ‘강골 검사’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등장인물인 조범석(곽도원 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해당 영화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조승식 전 부장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조범석 검사의 모티브가 된 분이다. 내가 만나본 분 중 가장 강직하고 멋진 분”이라며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결국 불의와 타협하고 마는 검사로 묘사가 된 부분은 철저한 영화적 각색이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을 떠난 후에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 후보로 박영수 전 특검과 함께 추천됐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조직범죄수사기법’ 논문을 남겼으며, 근정포장(1989)과 홍조근정훈장(2002)을 수훈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월 2일 오전 4시 40분, 장지는 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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