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UAM 상용화 순연에도
기체 인증 즉시 한강서 시험비행
정부가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늦춘 가운데, 서울시가 한강을 중심으로 한 시범 운항 준비에 들어갔다. 비행체가 안전 인증을 받는 즉시 한강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17일 정부의 정책 조정을 반영해 ‘서울형 도심항공교통’ 추진 계획을 재정비하고, 한강 노선을 중심으로 한 시범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관련 기체의 인증이 지연되자 상용화 목표를 당초 2025년에서 2028년으로 조정하고, 도심이 아닌 지역에서 먼저 충분한 시험을 거친 뒤 도심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서울시는 정부 일정이 늦춰졌지만, 도심 도입을 위한 준비는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는 실험 단계를 거쳐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이었으나, 앞으로는 기체 인증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시범 운항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 단계를 단순화했다.
시범 운항 장소로는 한강이 유력하다. 서울시는 한강이 고층 건물이나 장애물이 적고, 안전 확보가 비교적 쉬운 데다 도심과 공항을 잇는 이동 수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관광 수요가 많아 실제 활용 가능성도 점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는 내년을 목표로 수도권 전반의 운항 노선과 운영 방식을 구체화하는 계획도 마련한다. 인천시와 함께 공동 계획을 세워 서울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통합 운영 체계도 준비할 방침이다.
실제 운항과 서비스는 민간 기업이 맡게 되는 만큼, 서울시는 국내외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도 이어간다. 동시에 비행 안전과 소음 문제에 대한 시민 의견을 사전에 살피고, 비상 상황 대응 체계도 단계적으로 갖출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정부의 상용화 일정 조정을 반영하되, 한강이라는 여건을 활용해 준비를 이어갈 것”이라며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조건을 전제로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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