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아를 냉동실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귀화여성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하다. 공소장 송달 4차례 실패 끝에 공시송달로 재판이 진행됐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불륜으로 잉태한 사산아를 출산한 뒤 냉동실에 유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베트남 출신 귀화여성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해지고 있다. 검찰이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고, 이후 공소장 송달마저 잇따라 실패하면서 체포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왜 공소장 송달이 4차례나 불발됐나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4단독은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 씨(32)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네 차례 공소장 송달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기소가 되면 피고인은 공소장을 받아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등록된 주소지에서 A 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송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도주 정황으로 판단하고 지난 3월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검찰 역시 현재까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석 없는 ‘공시송달 재판’… 기소 1년 만에 첫 심리
소재불명 상태가 장기화되자 재판부는 공시송달 절차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3일 A 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 첫 공판을 열었다.
공시송달은 송달 대상자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에 내용을 게재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A 씨에 대한 본격 재판은 기소 후 약 1년 만에 시작된 셈이다.
● 베트남 귀화여성, 불륜으로 낳은 사산아 냉동실에 넣고 들키자 도주
A 씨는 2024년 1월 충북 증평군 증평읍 자택에서 21~25주 태아를 홀로 출산한 뒤 시신을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달 뒤 청소하던 시어머니가 시신을 발견했고, A 씨는 그날 바로 도주했다. 그는 이튿날 전남 나주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오랫동안 각방 생활을 하던 남편에게 불륜 사실이 들킬까 두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구속영장 청구했지만 법원 “도주 우려 없어” 기각
경찰과 검찰은 이미 도주한 전력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당시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이후 공소장 송달이 반복적으로 불발되고, A 씨의 최근 행방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으면서 구속영장 기각 판단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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