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내, 추석 당일 투병중이던 60대 남편 살해 후 투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0일 16시 00분


충북 청주에서 추석 당일 50대 여성이 치매로 투병 중인 남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11시경 청주시 상당구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화단에 떨어져 있다”는 행인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추락한 여성이 이 아파트 50대 거주자 A 씨임을 확인했다. 이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던 A 씨의 차량 조수석에서 60대 남편 B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추석날 오전 10시경 요양시설에 입원 중인 남편을 “잠깐 외출하겠다”며 데리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지난해 뇌경색 진단을 받고 치매 증상을 앓아 최근 요양시설에 입소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가 남편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지게 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블랙박스에는 A 씨가 남편에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음성이 녹음돼 있었다. A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향하는 모습도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다. A 씨는 지인들에게 “남편이 지하 주차장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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