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추석 당일 50대 여성이 치매로 투병 중인 남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11시경 청주시 상당구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화단에 떨어져 있다”는 행인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추락한 여성이 이 아파트 50대 거주자 A 씨임을 확인했다. 이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던 A 씨의 차량 조수석에서 60대 남편 B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추석날 오전 10시경 요양시설에 입원 중인 남편을 “잠깐 외출하겠다”며 데리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지난해 뇌경색 진단을 받고 치매 증상을 앓아 최근 요양시설에 입소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가 남편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지게 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블랙박스에는 A 씨가 남편에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음성이 녹음돼 있었다. A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향하는 모습도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다. A 씨는 지인들에게 “남편이 지하 주차장에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