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USIM)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28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실시한다. 다만 시행 전부터 유심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온라인 예약을 한 뒤 방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우선 권장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과 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 희망 고객들에게 유심을 무상 교체해 준다고 전날 밝혔다.
고객들의 방문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예약 신청 시스템도 운영된다.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시스템’은 웹페이지 주소(care.tworld.co.kr)나 검색 포털 사이트, T월드 홈페이지 내 초기 화면 배너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본인 인증을 거쳐 교체 희망 매장을 선택해 예약하면 신청한 매장의 번호로 예약 확인 문자가 발송된다. 이후 방문 날짜, 매장명, 매장 주소가 포함된 안내 문자가 별도로 발송되며, 교체 날짜 안내 문자는 예약 순서대로 고지된다.
다만 이날 오전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T월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현재 앱 사용자가 많습니다. T월드 모바일 웹을 이용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모바일 웹으로 접속해 유심 무료 교체 신청 페이지로 이동하니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 5만3000여명의 대기인원이 있었다.
서울 광화문 SK텔레콤 T월드 대리점 앞에 문을 열기도 전부터 유심 교체를 위해 수백명이 줄을 서있다. 2025.04.28 뉴스1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도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인천공항 측과 특별 협의를 거쳐 로밍센터 인력을 50% 더 늘려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혹시라도 인파가 몰려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하고 나가신 고객이 해외에서 유심 불법 복제 피해를 입을 경우 SK텔레콤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 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5월 말까지 추가로 약 500만 개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고객 수요에 따라 추가 유심을 마련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 명과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 등 교체 대상자가 모두 2500만 명에 달해 재고 부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장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2023년 불법 유심복제로 인한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협력해 개발된 서비스로, 유심 정보가 탈취, 복제되더라도 타 기기에서의 통신서비스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 현재까지 SK텔레콤 전체 가입자 2300만 명 중 554만 명(24%)이 해당 서비스에 가입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교체와 동일한 피해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SKT가 안전성을 보장하는 서비스”라며 “향후 이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유심 불법 복제 피해 사례가 발생할 시 SKT가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강화 조치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달 18일 오후 11시 20분경 악성코드를 발견해 해킹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 침입 경위와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27일 오후 유심을 바꾸기 위해 서울 마포구 SK텔레콤 홍대역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유심 재고가 소진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주말 동안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몰리며 유심 재고가 부족해진 상황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사고 초기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장했지만, 해킹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25일 전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식으로 무상 교체가 시작되기 전에도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주말 내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 내 재고가 없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SK텔레콤은 19~27일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추후 비용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객 우려를 해소하고 이번 사고가 조기에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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