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작은 중앙아시아’서 느끼는 이국적 정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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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 남도여행]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

광주 고려인마을 둘레길 초입에 위치한 건물 벽면에 그려진 중앙아시아의 독특한 전설을 담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광주 고려인마을 제공
광주 고려인마을 둘레길 초입에 위치한 건물 벽면에 그려진 중앙아시아의 독특한 전설을 담은 벽화가 눈길을 끈다. 광주 고려인마을 제공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가면 중앙아시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려인들은 1864년 연해주로 이주를 시작해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간직한 채 고국에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1937년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1만5000㎞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다. 현재 고려인 후손 50만 명이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15개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월곡동을 중심으로 조성된 광주고려인마을에는 고려인 7000여 명이 산다.

골목길에는 중앙아시아 전통 풍경이 그려진 벽화 50여 개가 있다. 벽화는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고려인들의 고난과 희망을 상징하며 방문객들에게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높은 톈산산맥을 배경으로 그려진 벽화는 한 마리의 말과 고려인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벽화의 제목은 ‘우린 어머니의 나라 고국으로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이다.

다른 벽화에는 키르기스스탄 전통 모자인 엘리체크가 그려져 있다. 유목민들은 이동하다 아기가 태어나면 이 엘리체크의 천을 풀어 아이를 감싸는 풍습이 있었다. 벽화에는 키릴문자로 고려인이라고 적혀 있다.

특화거리에는 고려인 전통 음식을 파는 식당과 빵집, 선물가게, 마트, 여행사, 미용실 등 가게 30여 개가 성업 중이다. 특화거리에서는 러시아식 대형 꼬치구이 샤실리크,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건강 빵 리뾰시카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중앙아시아 전통의상 착용 체험을 할 수 있는 대여점이 있다. 대여점에는 중앙아시아 7개국의 전통의상, 장신구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밖에 고려인문화관, 홍범도공원 등 다채롭고 특이한 관광 명소가 많다. 역사유물전시관, 방송국, 마을극단, 어린이합창단, 청소년오케스트라, 아리랑가무단 등이 있어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보여준다. 역사마을 1번지로 고려인마을의 생생하고 풍성한 탐방 경험을 제공할 주민관광청도 문을 열었다. 주민관광청은 해설사들이 관광객들에게 고려인 이주 역사와 문화, 탐방 정보 등을 전달하는 안내소 역할을 한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고려인마을이 광주 역사·문화 탐방 1번지로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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