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빈소에 과자 보내며 애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16시 30분



춘천에서 하늘 양 빈소로 간식거리를 배달 보낸 A 씨의 요청사항 내용. 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춘천에서 하늘 양 빈소로 간식거리를 배달 보낸 A 씨의 요청사항 내용. 대전=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하늘이 가는 길 간식이라도 챙겨주고 싶어요.”

12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8)의 건양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초등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티니핑’ 음료와 간식 등이 배달됐다. 이를 배달한 배달 기사 이대용 씨(43)는 “춘천에서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분이 ‘하늘이 가는 길에 간식이라도 챙기고 싶다’며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주문해 배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씨가 보여준 배달 요청 문자에는 “아들만 둘이라 딸은 뭘 좋아하는지 몰라 티니핑으로 보낸다”며 “하늘이가 좋아하길 바란다. 하늘아 예쁜 별로 잘가”라고 적혀 있었다. 이 씨가 장례식장에 배달을 완료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메세지보고 눈물이 많이 나서 답장이 늦었다”며 “기사님과 제 마음이 아이의 부모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면 좋겠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하늘 양의 소식이 알려진 뒤 전국에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빈소가 차려진 전날부터 이날까지 시민들은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대전 서구에서 온 탁모 씨(39)는 “조카 또래인 하늘이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찾아왔다”며 “초소한 학교에 보낸 시간 만큼은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에서 온 장모 씨(30)는 “하늘이도 대전하나시티즌 팬이었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며 “같은 축구팀 팬으로서 남 일 같지 않아 오게됐다. 하늘이가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故김하늘 양의 빈소.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故김하늘 양의 빈소.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편 경찰은 이날 가해 교사 명모 씨(48)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이날 명 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명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입원 치료 중인 명 씨의 거동이 가능한 시점을 의료진과 조율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하늘이#추모#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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