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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빈곤층 아동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며 후원금을 받아 온 한국인 유튜버가 현지 여중생을 임신·출산하게 한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체포됐다. 4일 필리핀 경찰과 현지 언론 GMA 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유튜버 A 씨는 필리핀 북부의 한 도시에 거주하며 여중생과 동거해 온 혐의로 지난달 11일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피해 여중생은 최근 A 씨의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은 A 씨를 아동보호특별법 및 인신매매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A 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필리핀 빈곤 아동에게 공부방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홍보하며 한국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요청해 왔다. 그는 공부방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고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돕는 곳’이라 소개했고, 후원금으로 새 공부방을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후원금이 1000만 원을 넘었다고 직접 공개했다. 영상에는 A 씨가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 장난을 치거나 학업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는 장면도 담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성년자와 장기간 동거하고 출산에 이르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필리핀 경찰은 A 씨의 유튜브 계정을 사이버 순찰하던 중 미성년자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아동 대상 성범죄가 빈발한 국가 중 하나로, 2022년 성관계 합의 가능 연령을 기존 12세에서 16세로 상향하는 등 관련 법을 강화해 왔다. 전문가들은 빈곤국 아동을 노린 한국인의 해외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15세 소녀와 성매매를 시도한 20대 한국인이 현지 경찰에 적발돼 처벌받았다. 당시 그는 소녀에게 약 7만 원을 건네려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빈곤 국가의 아동은 유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해외에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을 단속할 수 있도록 국제 공조 체계와 경찰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의 ‘2024년 재외국민 사건·사고 가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은 총 3255명이다. 이 중 77.4%인 2519명이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의 가해자로 집계됐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인사로 임명된 신임 지검장들이 4일 취임식을 열고 검찰 개혁과 내부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로 첫 출근하며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그동안 해 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취임식에선 “국민이 수년간 지켜보았던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밝혔다. 이어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 잘못에는 침묵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했다. 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아픈 부분은 국민들로부터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생 침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역량을 집중하고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날 오전 취임식에서 검찰 스스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지검장은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지검장은 취임식을 가진 이날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인사로 임명된 신임 지검장들이 4일 취임식을 열고 검찰 개혁과 내부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로 첫 출근하며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그동안 해온 봐주기 수사와 거짓말에 대해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했다.이어 취임식에선 “국민이 수년간 지켜보았던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밝혔다. 이어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 잘못에는 침묵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국민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했다.김태훈 신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의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자세로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아픈 부분은 국민들로부터 공정한 기관이라는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생 침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역량을 집중하고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날 오전 취임식에서 검찰 스스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지검장은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된 우리 검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되돌아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지검장은 취임식을 가진 이날부터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필리핀에서 빈곤층 아동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며 후원금을 받아 온 한국인 유튜버가 현지 여중생을 임신·출산하게 한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체포됐다.4일 필리핀 경찰과 현지 언론 GMA 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유튜버 A 씨는 필리핀 북부의 한 도시에 거주하며 여중생과 동거해 온 혐의로 지난달 11일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피해 여중생은 최근 A 씨의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은 A 씨를 아동보호특별법 및 인신매매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A 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필리핀 빈곤 아동에게 공부방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홍보하며 한국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요청해 왔다. 그는 공부방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고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돕는 곳’이라 소개했고, 후원금으로 새 공부방을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후원금이 1000만 원을 넘었다고 직접 공개했다.영상에는 A 씨가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 장난을 치거나 학업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는 장면도 담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성년자와 장기간 동거하고 출산에 이르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필리핀 경찰은 A 씨의 유튜브 계정을 사이버 순찰하던 중 미성년자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아동 대상 성범죄가 빈발한 국가 중 하나로, 2022년 성관계 합의 가능 연령을 기존 12세에서 16세로 상향하는 등 관련 법을 강화해 왔다.전문가들은 빈곤국 아동을 노린 한국인의 해외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15세 소녀와 성매매를 시도한 20대 한국인이 현지 경찰에 적발돼 처벌받았다. 당시 그는 소녀에게 약 7만 원을 건네려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빈곤 국가의 아동은 유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해외에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을 단속할 수 있도록 국제 공조 체계와 경찰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외교부의 ‘2024년 재외국민 사건·사고 가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한국인은 총 3255명이다. 이 중 77.4%인 2519명이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의 가해자로 집계됐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배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에 손 소독제 관련 주식을 거래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마스크 필터 제조사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기 손 소독제 관련주를 지속해서 추가 매수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7년 해당 주식을 1600주 갖고 있었는데 2018년 3618주, 2019년 3868주, 2020년 4868주 등으로 매수량을 늘렸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2021년엔 해당 주식을 5000주까지 사들였다. 정 후보자는 2017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질병관리본부장과 질병관리청장을 맡았다. 해당 회사는 원래 주정(술 원료)을 생산하던 회사였는데, 코로나19 당시였던 2020년부터 손 소독제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해당 회사 주식을 1000주 더 사들인 사실도 파악됐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7년 마스크 필터 제조 회사인 A사의 주식을 2만 주 갖고 있다가 2018년에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재직할 시기였다. 그런데 해당 법인은 2018년 3월 22일 회계자료가 불투명해 감사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거절을 받은 뒤 거래정지가 됐다. 본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같은 해 1, 2월 해당 법인의 재무 담당 이사는 허위 사업보고서 등을 작성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해당 주식은 금융당국의 심사 등을 거쳐 그해 9월 27일∼10월 7일 상장 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진행하다 다시 거래정지가 됐고, 이후 2019년 5월에 상장 폐지됐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8년 해당 주식 2만 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신고했지만 해당 주식의 정확한 매수, 매도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정 후보자 배우자가 미공개 정보를 주식 거래에 활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나온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아들은 비상장 주식도 갖고 있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21년 기준 B사의 비상장 주식을 100만 주 이상 갖고 있었다. 두 아들 역시 C사의 비상장주식을 각각 4688주, 4687주(2021년 기준)씩 갖고 있었는데, 정 후보자는 해당 주식의 가격을 각각 4688만 원, 4687만 원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배우자 및 두 아들이 지인의 소개로 매입하게 됐다”며 “회사 경영 실적 저조로 거래가 되지 않고 있고, 실질적인 가격은 0원”이라고 2021년에 관보를 통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에 손 소독제 관련 주식을 거래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마스크 필터 제조사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기 손 소독제 관련주를 지속해서 추가 매수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7년 해당 주식을 1600주 갖고 있었는데 2018년 3618주, 2019년 3868주, 2020년 4868주 등으로 매수량을 늘렸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2021년엔 해당 주식을 5000주까지 사들였다. 정 후보자는 2017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질병관리본부장과 질병관리청장을 맡았다. 해당 회사는 원래 주정(술 원료)을 생산하던 회사였는데, 코로나19 당시였던 2020년부터 손 소독제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해당 회사 주식을 1000주 더 사들인 사실도 파악됐다.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7년 마스크 필터 제조 회사인 A사의 주식을 2만 주 갖고 있다가 2018년에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재직할 시기였다. 그런데 해당 법인은 2018년 3월 22일 회계자료가 불투명해 감사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거절을 받은 뒤 거래정지가 됐다. 본보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같은 해 1, 2월 해당 법인의 재무 담당 이사는 허위 사업보고서 등을 작성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해당 주식은 금융당국의 심사 등을 거쳐 그해 9월 27일~10월 7일까지 상장 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진행하다 다시 거래정지가 됐고, 이후 2019년 5월에 상장 폐지됐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8년 해당 주식 2만 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신고했지만 해당 주식의 정확한 매수, 매도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정 후보자 배우자가 미공개 정보를 주식 거래에 활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법조계의 지적이 나온다.정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아들은 비상장 주식도 갖고 있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21년 기준 B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100만 주 이상 갖고 있었다. 두 아들 역시 C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각각 4688주, 4677주(2021년 기준)씩 갖고 있었는데, 정 후보자는 해당 주식의 가격을 각각 4688만 원, 4687만 원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배우자 및 두 아들이 지인의 소개로 매입하게 됐다”며 “회사 경영 실적 저조로 거래가 되지 않고 있고, 실질적인 가격은 0원”이라고 2021년에 관보를 통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선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지난해 7월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참사로 9명이 숨진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고령 운전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고 뒤 ‘급발진’을 주장한 운전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까지 법원에서 급발진이 사고 원인으로 결론 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감속페달을 혼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면허 제도 개선, 사고 예방 장치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약자인 고령층을 위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 페달 오조작 10명 중 7명은 고령 운전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가해 운전자인 차모 씨(69)는 올해 2월 1심 재판에서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고 이후 줄곧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조사 결과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혼동해 잘못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고령 운전자가 사고를 낸 뒤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달 20일 세종시 새롬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벽을 들이받아 두 명이 숨졌다. 이달 12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8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식당으로 돌진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등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두 사고 모두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했다. 지난해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해 국과수 감식이 진행된 감정 건수는 총 133건으로, 2023년(105건)보다 28건 증가했다.역대 가장 많은 감정 건수다. 보통 운전자가 ‘급발진’ 주장을 굽히지 않을 때 감정이 진행된다.하지만 급발진으로 결론 난 사례는 없었다. 국과수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401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급발진으로 판단된 사건은 전무했다. 국과수 분석 결과 85%(341건)는 페달 오조작이 원인이었다. 나머지 15%는 대부분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원인 분석이 불가능했던 경우였다. ‘페달 오조작’ 중 운전자가 60대 이상인 경우는 255건이었다. 페달 오조작 운전자 10명 중 7명이 60대 이상 고령자란 의미다. 이 중 60대가 44.9%, 70대가 26.9%, 80대가 2.9%였다. 고령 운전자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 중 가해 운전자가 65세 이상인 사고는 21.6%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4만2369건으로 늘었다.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일수록 인명 피해도 컸다. 2023년 기준 71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의 경우 평균 약 46건마다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31∼40세 운전자의 경우 평균 106건마다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면허제 개선 및 고령이동권 정책 강화돼야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면허 제도 개선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나 운전자의 실제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범위를 제한하는 ‘조건부 운전면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직계 가족이나 경찰, 의료진 등 제3자가 치매 환자와 같은 고위험 운전자에 대해 수시적성검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교통 약자인 고령층의 이동권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농촌·시골 지역은 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많고, ‘일하는 노인’이 늘면서 고령층이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잦기 때문이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먼저 대체 이동 수단을 다양화해 노인들이 운전 없이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예방 장치 보급 또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본은 2028년 9월부터 신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탑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등 안전장치가 장착된 ‘서포트카’ 구매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최 교수는 “면허증 반납 외에도 고령 운전자에게 특화된 차량을 생산하거나,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선거법 유죄가 확정되고도 4년 넘게 선거보전비 2억7000여만 원을 국가에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권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6월 기준으로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비용 2억7462만 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2018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선거비 절반을 국고로부터 보전받은 권 후보자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1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은 것. 권 후보자가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도 2021년 5월 24일 반환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4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 납부한 금액은 ‘0원’이다.앞서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권 후보자는 미신고 선거운동원에 금품을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권 후보자가 인사청문요청안에 13억340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상환 능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권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의 서울 은평구 아파트(7억2100만 원)과 본인과 배우자 명의 예금 5억8856만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시 변호사와 무죄를 확신한 상황에서 판결이 나왔다. 국회에 자료도 투명하게 제출했다”며 “사법부 재심 절차를 밟아본 후 납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부인과 두 아들 명의로 설립한 태양광 회사의 자산을 매각했고 올해 초 사업을 종료했다”고 해명했지만 정 후보자 일가는 여전히 태양광 관련 자산을 보유, 운영 중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정 후보자의 아들 정모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연천군 신서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는 여전히 가동 중이다. 이 발전소 전기안전관리자 A 씨는 동아일보에 “정 씨가 운영하는 곳이 맞다”고 했다. 정 씨는 연천군 백학면에도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 민혜경 씨도 6월 기준 여전히 충남 부여군, 충북 음성군, 전북 정읍시, 강원 평창군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태양광 설비도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민 씨는 올해 5월 충남 부여군, 충북 음성군 토지와 여기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담보로 잡아 약 10억 원을 빌렸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연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태양광 법안과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태양광 발전 관련 또 다른 법안을 공동발의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번에는 농지에서도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관련 사업 조건에 정 후보자 측도 부합한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18일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의 핵심은 농업인이나 농업법인 등이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할 때, 지금처럼 농지를 잡종지로 바꾸거나 임시사용허가를 받지 않아도 자신이 보유한 농지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현재 지목이 전(밭·田)이나 답(논·畓)으로 등록된 농지에서는 원칙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하다. 지목을 변경할 경우 농업 외 다른 용도로 전환돼 다시 농지로 사용할 수 없고, 임시사용허가를 받더라도 사용 기한이 8년으로 제한돼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이 통과되면, 태양광 사업 경력이 있는 정 후보자 일가가 보유한 농지에서도 태양광 발전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정 후보자 측은 관련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정 후보자의 부인 민혜경 씨는 농업경영체(농업인 또는 농업법인)로 등록돼 있다. 또 정 후보자 부부는 총 1570㎡(474.93평)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 후보자 본인도 전북 순창에 전(밭) 1152㎡(약 348평)를 소유하고 있다.정 후보자 일가는 2020년 전북 전주시에 ‘빛나라에너지’를 설립해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한 이력도 있다. 이 회사는 민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두 명의 이사는 정 후보자의 아들 등 가족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가족 법인’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들 일가는 기존에 보유한 농지에서도 태양광 발전 사업을 보다 쉽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 후보자가 발의한 개정안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출구를 마련해준 셈”이라며 “태양광 업계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호재가 맞다”고 설명했다.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앞서 정 후보자는 ‘빛나라에너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난 3월 태양광 산업에 혜택을 주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발의해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특별법안 공동발의는 입법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며, 금년 초에 사업을 종료한 A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코미디언 이경규 씨(65)가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은 가운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검사 결과와 이 씨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혐의 내용에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9시부터 약 1시간 45분 동안 이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를 마친 이 씨는 취재진과 만나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크게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복용 중인 약물 중 그런 계열의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밝혔다.국과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선 “마약 성분이나 대마초는 없었고, 평소에 복용하던 약 성분이 그대로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씨 측 변호인은 “조사에 성실히 협조했고, 혐의도 인정했기 때문에 추가 조사할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이 씨는 이달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했다. 차량 소유주의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이 씨를 확인한 뒤 약물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했고, 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국과수 정밀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확인되면서 이 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 약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건진법사 게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에 대해 사기죄 추가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23일 전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세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검법이 5일 국회를 통과한 후 처음 열리는 공판이다. 검찰은 이날 전 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외에 사기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씨가 실제로는 정치권에 불법 자금을 전달할 의사가 없었으면서도 돈을 수수했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별도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사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기 위해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피고인 2명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전 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 A 씨로부터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에게 공천을 부탁해 주겠다”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윤 의원 측은 “전 씨로부터 어떤 금전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은 ‘해당 자금이 실제로 윤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고, 오히려 전 씨에게 속아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씨 측 변호인은 “불법 정치자금 기부 행위와 이를 편취하는 사기 행위는 양립할 수 없기에 공소장 변경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마친 상황에서 다시 수사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주므로 증인신문 신청을 불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9월 22일 검찰 측 증인신문을 진행한 후 공소장 변경을 허가할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 앞서 법원에 도착한 전 씨는 청탁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전 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두 달간 김 여사 측 휴대전화로 인사 관련 등 최소 수십 통의 문자를 보낸 것을 파악했다. 전 씨가 김 여사 측에 윤 전 대통령 취임식에 통일교 인사 4명을 초청해 달라고 연락한 내용도 확인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마약류를 말린 과일에 숨겨 국내에 들여온 뒤 이른바 ‘땅 묻기’ 수법으로 유통하려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소지·은닉) 혐의로 국내 총책 30대 남성 1명과 40대 남성 1명을 5일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20대 남성인 중간 판매책 4명도 검거돼 이 중 3명은 구속 상태로, 1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올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말린 망고 봉지에 마약류를 담아 베트남에서 항공 택배로 받아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총책 2명은 이렇게 받은 마약류를 100∼200g씩 소분해 수도권 일대 공원 가로등이나 나무 밑에 파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중간 판매책이 땅을 파서 마약류를 찾은 뒤 재차 소분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땅 묻기’ 수법은 특정 장소에 마약류를 두고 가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보다 한 단계 발전한 방식이다. 던지기는 소량을 판매하는 최종 단계에서 활용되는 반면, 땅 묻기는 중간 유통 단계에 주로 쓰인다. 앞서 강남서는 올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마약류가 유통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텔레그램 아이디(ID)로 사용자를 추적하고 거래 현장으로 의심되는 수도권 일대 공원 30여 곳을 수색했다. 이 중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공원 등 총 3곳에서 필로폰 300g, 케타민 900g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해당 마약범 일당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엑스터시 160정도 압수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해외 총책 등 공급에 가담한 공범도 추적하고 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당시 불법 자금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받은 데 대해 “정치검찰의 표적 사정”이라고 16일 말했다. 당시 김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지원을 요청했고, 선거 캠프 실무자들이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실수를 한 것뿐인데 검찰이 김 후보자 책임으로 몰아 기소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2004∼2005년 진행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도 이같이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김 후보자가 영수증을 발급할 수 없는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 원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법원 “불법 자금 인식하고도 받아”김 후보자는 16일 오전 1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도 모르게 중앙당이 요청했던 선거 지원용 기업 후원금의 영수증 미발급 책임을 후보인 저에게 물은 이례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원금 영수증 발급은 원칙적으로 후원회에서 책임지는 것이고 후보의 법적 책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04년 SK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어 이듬해인 2005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당시 법원도 김 후보자가 직접 해당 기업에 정치자금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손길승 전 SK 회장이 수차례에 걸쳐 새천년민주당 측으로부터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로 나가는 김 후보자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 김 후보자가 당시 해당 기업 관계자로부터 돈을 전달받으며 “영수증은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기업 관계자가 “그룹에서 올해는 법정 기부한도가 다 차서 영수증 처리가 곤란하다”고 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김 후보자가) 사건 당시 적법하게 정치자금 영수증을 교부할 수 없는 불법 정치자금을 교부받는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도 김 후보자 측 변호인은 “회계 책임자가 아닌 후보자 본인에게는 영수증을 발급할 법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정치자금법은 범죄 주체를 회계 책임자로 한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 후원자 강모 씨, 민주당 ‘돈봉투 의혹’ 연루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의혹이 불거진 강모 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의 1심 판결문과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2021년 송 대표의 경선 캠프에서 공동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강 씨가 당시 함께 선거운동 조직을 관리했던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에게 ‘부외 선거자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봤다. 이 전 부총장이 이 중 350만 원을 활동비로 지역본부장 5명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강 씨의 자금이 실제 지역본부장에 전달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원님들의 돈봉투 사건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 캠프 자원봉사자들에게 밥을 사준 것”이란 취지로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007∼2008년 강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벌금 600만 원을 확정받았고, 2018년 강 씨에게 빌린 4000만 원은 최근 총리 지명 이후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2001년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 ‘아이공유프로보노코리아’의 주소가 한때 김 후보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강 씨 소유의 오피스텔과 같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2001년 이 법인을 설립해 2004년 2월까지 이사장을 맡았고, 2009년 7월∼2012년 8월, 2013년 7월∼2016년 7월 이사를 맡았다. 이 법인의 사무실은 김 후보자가 이사에서 물러나기 약 한 달 전인 2016년 6월 28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로 자리를 옮겼는데, 해당 오피스텔은 강 씨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마약류를 말린 과일에 숨겨 국내에 들여온 뒤 이른바 ‘땅 묻기’ 수법으로 유통하려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소지·은닉) 혐의로 국내 총책 30대 남성 1명과 40대 남성 1명을 5일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20대 남성인 중간 판매책 4명도 검거돼 이 중 3명은 구속 상태로, 1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이들은 올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말린 망고 봉지에 마약류를 담아 베트남에서 항공 택배로 받아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총책 2명은 이렇게 받은 마약류를 100~200g씩 소분해 수도권 일대 공원 가로등이나 나무 밑에 파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중간 판매책이 땅을 파서 마약류를 찾은 뒤 재차 소분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땅 묻기’ 수법은 특정 장소에 마약류를 두고 가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보다 한 단계 발전한 방식이다. 던지기는 소량을 판매하는 최종 단계에서 활용되는 반면, 땅 묻기는 중간 유통 단계에 주로 쓰인다.땅 묻기 수법을 쓰다가 덜미가 잡힌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6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필로폰 17.6㎏을 국내에 유통한 일당 46명을 검거했는데, 이들의 방식도 땅 묻기였다. 중간 유통책은 필로폰을 100g씩 소분한 뒤 야산에 파묻어 아래 유통책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강남서는 올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마약류가 유통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텔레그램 아이디(ID)로 사용자를 추적하고 거래 현장으로 의심되는 수도권 일대 공원 30여 곳을 수색했다. 이 중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공원 등 총 3곳에서 필로폰 300g, 케타민 900g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해당 마약범 일당을 체포하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엑스터시 160정도 압수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해외 총책 등 공급에 가담한 공범도 추적하고 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고교 시절 표절교육 강화와 관련된 입법 추진 활동을 하면서 ‘아빠 찬스’를 썼다는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의 아들이 현재 재학 중인 미국 코넬대는 해당 법안 관련 활동이 입시에 반영됐는지를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정보 공유가 어렵다”고 밝혔다. 15일 코넬대는 “김 후보자의 아들이 코넬대 지원 서류에 입법 추진 관련 활동을 언급했는가”, “이와 관련한 국회의원 인터뷰 활동을 지원 시 언급했는가” 등을 묻는 본보 질의에 답을 보내왔다. 코넬대는 “연방법은 입학 자료를 포함한 학생의 교육 기록에 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떠한 정보도 공유할 수 없다(we’re not able to share anything on this)”고 밝혔다. 입법 추진 활동을 ‘스펙’으로 활용했는지 묻는 질문에 연방법을 근거로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앞서 김 후보자의 아들은 고3 시절 교내 단체에서 활동하며 교육기본법 개정안 초안을 작성했는데, 김 후보자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23년 11월 이와 유사한 법안을 발의했다. 김 후보자도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아들이 대학 진학에 이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13일 “아들은 해당 활동을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내가 사용하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와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강모 씨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강 씨가 김 후보자에게 2018년 4000만 원을 빌려준 데 이어, 강 씨 회사의 감사인 이모 씨가 추가로 1000만 원을 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해당 사실이 11일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다음 날 이 씨에게 돈을 상환했다. 이 씨는 15일 동아일보에 “2003∼2004년경에 강 씨의 소개로 (김 후보자를) 알게 된 사이고, 이자도 맞게 들어오니 따로 돈 갚으라는 말을 안 했었다”며 “(김 후보자는) 6월 12일에 돈을 다 갚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준 채권자가 고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는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인물과 성명,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이 2024년 3월 20일 50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총리실은 “동일인 여부는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으며,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코미디언 이경규 씨(65·사진)가 약물 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씨 측은 평소 복용하던 공황장애 약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8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실수로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 씨의 차와 해당 차는 차종, 색깔이 똑같았고 차 안에 스마트키가 놓여 있어 차가 바뀐 것을 미처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신의 차가 없어진 걸 알게 된 차주는 경찰에 신고했고, 그 사이 이 씨는 차가 바뀐 것을 알고 다시 건물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음주·약물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약물 간이 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씨 측은 “약물 검사 양성 반응은 10여 년간 복용한 공황장애 약 때문”이라며 “경찰에게 평소 먹는 약이라며 공황장애 약을 보여줬고, 해당 약이 검사에서 검출된 약물 성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방문한 곳은 감기 기운으로 들른 집 근처 내과였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당시 정상적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었는지를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코미디언 이경규 씨(65)가 약물 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씨 측은 평소 복용하던 공황장애 약이었다고 해명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8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실수로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 씨의 차와 해당 차는 차종, 색깔이 똑같았고 차 안에 스마트키가 놓여 있어 차가 바뀐 것을 미처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신의 차가 없어진 걸 알게 된 차주는 경찰에 신고했고, 그 사이 이 씨는 차가 바뀐 것을 알고 다시 건물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음주·약물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약물 간이 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씨 측은 “약물 검사 양성 반응은 10여 년간 복용한 공황장애 약 때문”이라며 “경찰에게 평소 먹는 약이라며 공황장애 약을 보여줬고, 해당 약이 검사에서 검출된 약물 성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방문한 곳은 감기 기운으로 들린 집 근처 내과였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당시 정상적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었는지를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계엄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저장 정보가 원격 삭제된 시간이 홍 전 차장의 이른바 ‘국회 폭로’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전 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에게 비화폰으로 지시받은 내용을 국회에서 증언한 뒤에 비화폰 정보가 삭제된 것이다.30일 경찰과 대통령경호처 등에 따르면 세 사람의 비화폰에 담긴 정보는 지난해 12월 6일 오후 홍 전 차장의 국회 정보위원회 발언 이후 삭제됐다. 그날 홍 전 차장은 정보위에서 “계엄 당일 오후 10시 53분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때문에 이 발언을 인지한 경호처가 누군가의 지시로 비화폰 정보를 삭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앞선 2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경호처에서 제출받은 비화폰 서버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삭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누군가가 외부에서 서버를 통해 비화폰에 접속한 뒤 데이터를 삭제한 기록이 담겨 있었다. 특수단은 경호처가 삭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 지시를 내렸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尹, 싹 잡아들이라 해” 증언후 누군가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홍장원 폭로뒤 비화폰 기록 삭제경찰, 경호처가 의도적 삭제 의심… 尹-경호차장이 지시 가능성 거론檢도 핵심증거 비화폰 자료 확보… 검경, 비화폰-서버 포렌식 착수지난해 12월 6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원격으로 삭제됐다. 비화폰 정보가 지워지기 전 홍 전 차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당일 발언을 폭로했다. 현재 경찰은 대통령경호처가 정보를 삭제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홍 전 차장의 발언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계엄 지시 발언이 알려지자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정보 삭제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尹, 싹 잡아들여” 증언 뒤 비화폰 정보 삭제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이성권 정보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등과 면담하며 계엄 당일에 들었던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지시 내용을 공개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25분 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등의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국회의원 체포 등 윤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순간이었다.그 후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 전 청장의 비화폰 저장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됐다. 비화폰으로 통화를 하면 기기에 통화 시간, 상대방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남는데 이를 삭제한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일반 휴대전화로 치면 초기화를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특수단은 경호처에서 제출받은 비화폰 서버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삭제 정황을 포착했다. 특수단은 경호처가 의도적으로 이 정보를 삭제한 것으로 보고, 비화폰 서버 데이터와 윤 전 대통령, 김 전 차장 등의 비화폰을 포렌식(데이터 복구) 중이다. 경호처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 경호처 내 강경파였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이 삭제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김 전 청장의 비화폰 정보가 삭제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보가 삭제된 날은 특수단이 김 전 청장, 조지호 경찰청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날이기도 하다. 수사가 비화폰까지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선제적으로 데이터를 삭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청장은 2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다음 날)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하며 개인 가정사를 언급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도 핵심 증거 비화폰 서버 자료 확보특수단에 이어 검찰 특수본도 경호처에서 비화폰 서버를 임의로 제출받아 포렌식 중이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윤 전 대통령 명의 개인 휴대전화의 지난해 3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통화내역을 보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가 임박했던 지난해 11월 21일 이후부터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이 기간에 비화폰만 썼다고 보고 있다.검찰은 서버 포렌식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 군 관계자 등이 비화폰으로 주고받은 통화 및 문자 내역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실제 비화폰 기기는 현재 경찰이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포렌식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를 넘겨받아 재차 포렌식할 예정이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서울 강남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두 번 한 유권자가 있다는 신고를 경찰이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30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오후 5시 10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두 번 한 유권자가 있다”는 112신고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용의자는 투표소 안에서 일하던 ‘사전투표 사무원’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자신의 배우자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먼저 투표한 뒤, 이어 자신의 신분증으로도 다시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해 수사 중이다. 공직선거법 제248조(사위투표죄)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증명서를 위조·변조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표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서울 구로구에선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에 무단 침입한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구로경찰서에 따르면 29일 11시 반경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에 무단 침입한 50대 남성과 60대 여성을 건조물 침입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들이 침입한 지 4시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당시 선관위 사무실 문 앞에 누워있던 이들을 발견하고 체포했다.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사전 투표함을 감시할 목적으로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이 침입한 층에는 사전투표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65)로부터 받은 샤넬백을 교환할 때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인 A 씨와 동행한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최근 A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21그램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맡았던 업체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동인증서 등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유 씨뿐만 아니라 A 씨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당시 유 씨는 “A 씨가 샤넬 VVIP여서 편의상 같이 간 것”, “A 씨는 같이 가달라는 부탁을 받아 간 것일 뿐 전 씨와도 모르는 사이이고,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21그램 대표의 집 등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전직 간부인 윤모 씨가 전 씨에게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건넨 샤넬백의 행방을 쫓기 위해서다. 21그램은 대통령 관저 공사에 참여한 업체로, 과거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한 이력도 있다. 이 때문에 김 여사와의 연관성 및 관저 공사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21그램은 증축 및 구조보강 공사 면허가 없는 인테리어 업체인데 대통령 관저 시공업체로 선정됐고, 이후 대표와 김 여사가 국민대 대학원 동문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21그램은 일련의 논란들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유 씨는 2022년 4월과 7월에 전 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802만 원, 1271만 원짜리 샤넬백을 전달받은 후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다. 유 씨는 4월에 가방을 바꿀 땐 윤 전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 인사와 동행했고, 이때 85만 원의 웃돈을 얹어 샤넬백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7월엔 샤넬의 VVIP인 A 씨와 동행해 200만 원가량의 웃돈을 주고 샤넬백을 가방과 다른 샤넬 제품들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유 씨는 전 씨의 심부름으로 샤넬백을 두 차례 교환한 것이고, 김 여사는 이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이다. 전 씨 역시 “유 씨에게 샤넬백을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바꿔 오라고 개인적으로 부탁했고, 유 씨에게 받은 후엔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할 때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는데 여기서 유 씨가 관리하던 USB 메모리 하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안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동인증서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유 씨가 윤 전 대통령 내외의 전입신고 등 행정절차를 돕기 위해 USB를 보관하고 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