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병원 휴진 진료 차질 없어… 정부 “의원서도 전공의 수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1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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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혼란]
53개 병원, 희망자에 한해 휴진
정부,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 밝혀
“해외면허 의사, 안전장치 마련할것”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국적인 휴진을 예고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앞에 5월 한시적 토요일 휴진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국적인 휴진을 예고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앞에 5월 한시적 토요일 휴진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행동에 따른 업무 가중을 호소하며 10일 휴진을 선언했지만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휴진과 마찬가지로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대형 병원이 아닌 의원에서도 수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에 따르면 전국 21개 의대 53개 병원이 응급환자를 제외한 외래 진료와 수술 등에서 휴진에 들어갔다. 5대 대형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중에선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4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희망자에 한해 참여했기 때문에 휴진율은 크게 높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에선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외래 진료와 수술 일정을 잡지 않거나 기존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휴진이 진행됐다. 서울대병원의 외과 수술은 30%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병원의 수술은 평소보다 44% 줄었고 외래 휴진율은 24%였다. 서울대병원 필수의료과의 한 교수는 “오늘 하루 종일 외래 진료가 잡혀 있었는데, 지난달 30일 일정을 조정해 오후 외래 진료를 비웠다”며 “환자와의 약속을 깨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교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의비는 향후 교수 개인이나 진료과별로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날짜를 정하고 주 1회 쉬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 회의를 열고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 등을 논의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브리핑에서 “현재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수련을 받고 있다”며 지역 종합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공의 95%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경증 환자나 2차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본인 부담금을 높이는 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다.

정부는 또 해외 면허를 가진 의사를 당장 의료 현장에 투입할 계획은 없으며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외국 의사는 제한된 기간에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국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사전에 승인받은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헝가리 등 일부 해외 의대는 돈은 있고 지적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며 “국민 생명을 하찮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국내 의사면허 국가고시 합격률은 41.4%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병원 휴진#진료 차질#정부#의원#전공의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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